별점이 중한디

근데 내 기분이 더 중하더라.

by Susie 방글이





호텔에 체크인하고, 짐 던져놓고,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뭐 먹을까?"

각자 핸드폰 꺼내서 '○○ 맛집' 검색 시작.
골목 맛집 1위, 물회 맛있는 집, 이 동네 인생 김치찌개, 줄 서서 먹는 돈가스…
보는 족족 군침은 도는데, 정보가 너무 많다.

"여긴 어때?"
"여긴 웨이팅 1시간이래."
" 아 그럼 여긴?"
"난 그건 별로."


급기야 서로 말이 없어지고, 고개만 까딱까딱.
배는 점점 고파지고, 짜증은 서서히 차오른다.

결국 우리가 택한 선택은, 오늘은 안전하게 가는 것.


"아, 그냥 피자 테이크아웃하자."

편의점 들러서 맥주 두어 캔 사고, 동네 피자집에서 박스 들고 호텔로 컴백.
"내일 제대로 찾아보자."
다짐은 늘 이때뿐.

방 안 테이블 위에 피자 올려놓고, 맥주 뚜껑 딸 때,
"이게 또 분위기네."

여행 갈 때마다 어김없이 검색창에 '○○ 맛집'을 쳐본다.

그러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수많은 식당 이름들.

별점 4.7 이상, 블로그 후기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고, 인스타그램 인증숏까지.

누가 보면 세상에 맛없는 집은 하나도 없는 줄 알겠다.


다들 알 거다, 이 기분.
우리는 별점 3.9, 4.1, 4.3을 놓고 갈등한다.
얼마 차이도 안 나는데 이상하게 3.9는 좀 꺼림칙하고,
4.3이면 괜히 더 믿음직해 보이고.

근데 솔직히, 정말 다 맛있는 건 아니다.


줄 서서 40분 기다려서 들어간 집이 그냥 그렇고,

어느 어느 방송에 나와 극찬했다는 곳도 나랑 입맛 안 맞고.

유명하다니까, 인생 맛집이라니까 기대하고 가보면

"음… 이게 그거라고?" 싶은 곳도 많다.


여행을 다니면서 깨닫는다.

빵은 어디서나 평균 이상.
카페도 웬만하면 다 예쁘고, 커피 맛도 좋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자리의 분위기,
그리고 그 순간의 내 기분, 취향이다.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앉아 있는 그 시간이, 맛보다 더 위로가 된다.

조용한 파도와 한 잔의 커피, 이 순간이 오늘의 평화
이런 뷰 라면 어떤 커피라도 맛있겠죠?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방송 어느 프로그램에 나온 식당이라 기대하고 갔는데, '꽝'이었다고.

그리고 마지막 줄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솔직히 사람마다 다 다른가 보다. 그리고 난 다시 그 프로 안 본다." ㅎㅎ


정말 그렇다.

누군가의 인생 맛집이 나에겐 별로일 수도 있고,

내가 감동한 그 집이 누군가에겐 '이걸 돈 주고?'싶을 수도 있다.

맛이라는 건 추억하고도 연결된다.


오래전 비 오는 날 먹었던 뜨끈한 칼국수,

첫 해외여행 때 우연히 먹은 길거리 팟타이,

그때의 상황과 분위기, 같이 있던 사람, 내 기분이

그 맛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관광지 주변 맛집은 솔직히 기대 안 한다.

다들 블로그 보고, 인스타 보고 몰려든다.

그러다 보면 가게 맛은 변하고, 줄만 길어지고, 웨이팅 앱 필수에, 자리 앉자마자 눈치 주고.


나는 그 수많은 맛집 추천들 앞에서 늘 같은 고민을 한다.

'도대체 어딜 가야 하지?'

다 좋다는데, 그럼 다 가볼 수도 없고.

후기마다 말이 다르고, 평점도 믿을 수 없고. 솔직히 모르겠다.


요즘은 현지인들한테 묻는다.

"여기서 어디가 맛있어요?"

그러면 관광객 안 오는 동네 백반집이나 골목 안 작은 국숫집을 알려준다.

거기서 먹는 밥 한 그릇이

쏟아지는 별점보다 훨씬 기억에 남는다.

현지 주민 분이 소개해준 식당
동네 분들한테 물어물어 간 산채 정식 식당. 가성비 좋고 맛은 말해 뭐해요.

결론은,

쏟아져 나오는 정보 속에서 믿고 따를지 말지는 결국 자기 마음이다.
맞고 틀림도 없고, 정답도 없다.
그 순간 내가 뭘 먹고 싶고,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기분으로 먹느냐가 전부다.
맛보다 분위기, 그리고 내 취향이 중요하다.

바다 앞 테이블, 커피와 빵이 만든 완벽한 아침 한 조각

빵은 어디서나 따뜻한 위로를 주고, 가장 특별한 맛은 각자의 추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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