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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양수 Sep 28. 2020

유튜브 기업 채널, 떡상을 위한 6가지 키워드(1)

마케터라면 꼭 알아야 할! 기업 채널 '핵심 성공 요소' 



기업 채널은 왜 이렇게 재미없는 영상만 올릴까



유튜브 기업 브래드 채널은 왜 이렇게 재미없는 영상들만 올리냔 말이다. 돈 주고 보라고 해도 차마 안 볼 영상, 민망함에 손발 열개가 동시에 오그라들며 황급히 시선을 피하고픈 영상들의 향연이다. 그나마 '광고'로 push 하는 영상들은 push를 통해 인지도를 높인다는 기능이라도 있지. '브랜디드 콘텐츠'는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봐야 하는데 그게 가능한 일일까 싶다(참고. 광고와 브랜디드 콘텐츠의 차이)


돈을 쏟아부어 퀄리티를 높여도 노잼이라 외면받고, 핫하다는 포맷을 다 따라 해 봐야 오리지널리티가 없어 외면받기 일쑤다. 


문제가 뭘까? 일찍이 톨스토이 형님은 저서 [ 안나 카레니나 ]에서 길이길이 회자될 말을 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 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우리의 '브랜디드 콘텐츠'도 같은 맥락 아닐까. 성공하는 콘텐츠는 결국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고만고만한 이유로 대박이 나지만, 폭망 하는 콘텐츠는 성공을 향한 여러 요인 중 딱 한 가지만 잘못돼도 나름나름의 이유로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럼 그 어렵다는
성공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기업 채널들을 살펴보면 어떨까. 



아스팔트의 갈라진 틈바구니에서 꽃이 피듯, 그렇게 척박한 환경에서도 반짝이며 성공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낸 기업들이 있다. 잘 나가는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빼꼼하게 고개를 들고 성과까지 내고 있는 유튜브 기업 채널들이 진짜로 있다는 건 좀 놀랍다. 


그래서 살펴봤다. 시청자수로 국내에서 먹어준다는 채널 100개 회사의 채널들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봤다. 여담이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통신사가 무려 1~3위를 모두 석권하고 있다. 그동안 왜 이렇게 피곤했나 했는데 저 숫자가 답해주고 있는 것 같아 일단 웃프다(ㅜㅜ).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좋아했을 리 만무하고, 결국 직원들의 노력과 시간과 생때같은 마케팅 비용을 갈아 넣어 만들어진 결과일 테니 말이다. 


어쨌든 조회수가 높다는 회사를 중심으로, 기업 채널의 흥행 요소를 살펴보면 어떨까.  


원본 데이터는 100개 회사로 구성(출처: the PR / '19년 3월 기준. 괄호 안 순위는 구독자 기준) 




기업 채널은 어쨌든 '자사 브랜드 홍보'라는 목적성을 띄고 있다 보니 유튜브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 


재미만을 추구해서 성공하기도 쉽지 않은 판에 재미에 더해 마케팅까지 해야 하니 말이다. 그래도 여러 채널을 비교해서 보다 보면,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묘안이 조금씩 비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재미도 있었고 그걸 얼른 정리해서 풀어내고 싶은 마음도 든다. 


아, 물론 태생부터 좀 유리한 기업이 있긴 하다. 게임/엔터/방송 기업과 같이 자체 콘텐츠가 마구 셈 솟는 기업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넷마블>의 경우, 유튜브에만 총 16개의 채널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중 골드 버튼 1개, 실버 버튼 5개를 소유하고 있다(관련기사. 아이뉴스24). ‘한국관광공사’나 ‘대한민국 경찰청’ 등 공기업도 유리하다. 기업처럼 무언가를 팔아야 할 운명은 아니므로 거부감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그럼 반대로 누가누가 분리할까. 가장 먼저 B2B 기업이 떠오른다. 매스를 대상으로 한 유튜브 채널을 굳이 운영해야 하는지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 쉽다. 그럼에도 열심히 운영하는 '한화'나, '대림', 'SK하이닉스' 같은 곳이 있다. B2B 다음으로 애매한 곳은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이다. 대표적인 게 통신사다. 손에 잡히는 물건을 판매하고 있지 않으니 서비스를 ‘설명’ 해 줘야 한다. 거기에 고객이 궁금해하지도 않는 엣지클라우드나 양자암호 같은 기술을 알리려고 하면 일단 한숨부터 나오니 말 다했다.  


우리는 이 글에서 가급적 어려운 위치에 있는 기업 위주로 살펴보려고 한다. (쉬운 기업은 내가 말 안 해도 잘 하잖아?) 그렇게 분리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들이 반짝이는 곳들이 분명 있으니 말이다.   











기업 채널의 흥행요소 6가지 


그럼 이제부터는 유튜브 브랜드 채널의 6가지 흥행 요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사례가 많다 보니 일단 이번 글에서는 6가지 요소중 3가지만 먼저 살펴 보고자 한다. '1) 감각의 제국', '2) 본격 예능 버라이어티', '3) 직원 활용의 좋은 예'가 바로 그것이다. 제목에서부터 어떤 기준으로 구분했을지 상상이 간다. 그렇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사례를 통해, 디테일한 면면을 살펴보는 것이다. 어떤 부분을 멘치마크 할수 있을지 하나씩 확인해 보자 .




1) 감각의 제국 



감각을 자극하는 포맷은 유튜브 단골 소재다. 대표적인 게 ASMR. 유튜버들은 ASMR을 이용해 다양한 파생 콘테츠를 만들어 냈고, 최근 강유미는 심지어 개그로 승화 시키기까지 했다(참고. 강유미의 좋아서 하는 채널). 기업들도 빠질 수 없다. 이미 수년 전부터 ASMR은 TV광고에도 등장할 만큼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최근 현대차가 세차하는 ASMR로 만들고(https://www.youtube.com/watch?v=C08EyoosgHI) 신세계가 마트 ASMR을 만든 이유 아닐까(https://www.youtube.com/watch?v=F-Uquoe8nPM&t=49s).


그렇게 많은 기업이 ASMR을 활용해 왔지만, 실은 '아모레퍼시픽' 만큼 적절하게 활용한 예는 드물다. 아모레의 <뷰티포인트> 채널에선 자사의 제품을 과감하게 부수고 뭉개며 그 때 만들어 지는 소리를 담아 낸다. 자사 제품을 신주 단지 받들듯이 모시는(?) 일반적인 광고와 달리, 사정없이 뭉개 버리는 데서 오는 묘한 쾌감이 더해지는데. 그 장면이 또 포스트 모더니즘을 표방하는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아름답기까지 하다. 기업채널을 고민하는 마케터라면 일단 한번 보자. 그리고 찾아 볼까. 우리회사 제품 중에 뭘 때려부술지? 


* 아모레 퍼시픽 뷰티포인트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RjItIREhJjg&t=74s


** 뷰티포인트 채널 ASMR 시리즈 




배달의 민족 배티비 또한 ‘배달음식의 소리’를 테마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예컨대, 비 오는 날 김치전 굽는 소리랄지, 금요일 밤 한강 혼맥 소리 등이 주요 소재다. 아니 대체 이런 백색소음을 누가 듣나 싶었는데, 댓글을 보니 집에서 "혼술 할 때 딱"이란다. 이게 배달을 주로 시켜먹는 타깃 고객층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해당 시리즈에 차곡 차곡 팬들이 모여드는 이유다.  


* 배달의 민족, 배티비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iSb2P22cHSI&t=662s


** 배티비 채널 소리토리 시리즈 



감각을 자극하는 콘텐츠는 ASMR만 있는 게 아니다. 저자극 콘텐츠 LoFi음악을 만드는 기업 채널도 있다. 빙그레 <토핑뮤직>채널이 바로 그것이다. 유튜브를 오디오 채널로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진 만큼, 기업이 음악 채널을 만들기도 한 것이다. 음악과 찰떡처럼 어울리는 감성적 일러스트는 덤이다. 아니 근데 기업에서 돈을 들여 작곡을 하고 일러스트를 그리고, 대체 이걸 왜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담당자의 말을 들어 보자. “실은 60 분 짜리 광고라고 생각해요.”the PR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 말이다(참고 기사. https://www.the-pr.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421). 앞선 장에서 브랜디드 콘텐츠의 Pull 전략에 대해 언급했다. 이 담당자는 진작에 유튜브에서 pull의 의미를 간파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 빙그레 토핑뮤직 채널 - 오늘 일은 잘 될 것만 같은 노동요 토핑뮤직

https://www.youtube.com/watch?v=5PkkCRD8z2o


** 토핑뮤직 채널 - Lo-fi 음악 시리즈 



마지막으로 음악활용의 좋은 예, 한 가지만 더 소개하고 싶다. 현대카드 채널에선 슈퍼 콘서트의 저렴이 버전 ‘슈퍼 ‘마켓’ 콘서트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그레이, 제시 등 음악성으로 승부하는 뮤지션들의 거리 콘서트를 보여 준다. 그것도 상당히 언발란스해 보이는 시골 슈퍼마켓 앞에서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쩐지 세상 힙해 보인다. 특유의 거리 갬성 뿜뿜 음악을 함께 들어보자. 


* 현대카드 슈퍼마켓 콘서트 

https://www.youtube.com/watch?v=r5C9xsHmPkk 


** 현대카드 슈퍼마켓 콘서트 시리즈 









2) 본격 예능 버라이어티 



TV에서 자주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 포맷을 그대로 살려 브랜디드 콘텐츠로 승화시킨 회사도 있다. 실은 익숙한 포맷이다 보니 거부감이 전혀 없고 실제 방송사에 그대로 넘겨 편성한다 해도 재미를 살릴 수 있을 것만 같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롯데 면세점 LDF TV의 의리팸 시리즈다. 여행 리얼리티라는 인기 포맷에 쇼핑이라는 소재를 얹었다. 게다가 씬님, 하늘, 소근 커플 등 인기 인플루언서를 등장시킨다. 재미있는 요소를 다 가져다 부어 만들다 보니 이것 참 눈을 뗄 수 없다. 



* 롯데 면세점 LDF TV - 의리팸의 역대급 시청자 이벤트 쇼핑!

https://www.youtube.com/watch?v=BHZj4lghcKA&t=28s


** LDF TV 의 의리팸 시리즈 



KT 또한 유사하다. 리얼리티 예능 포맷을 그대로 차용해 새로 나온 상품을 털어본다. 워크맨에서나 등장할법한 약 빤 자막과 숨가쁘게 빠른 화면 전환, 거기에 김민아와 문상훈의 현란한 드립까지 더해진다. 관건은 이들의 리얼리티에 얼마나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느냐 아닐까. 위에서 살펴본 롯데 면세점이 누구나 흥미 있어할 '쇼핑'을 테마로 한 것과 달리, 웬만해선 흥미를 갖기 어려운 통신 서비스를 어떻게 풀어가는지 살펴보는 게 관건이 될 것 같다. 


* KT 채널 - 대세 甲 김민아, 힐링하러 왔다가 셀프 거품 인증?!

https://www.youtube.com/watch?v=-cW1F6fvMcY&list=PL_WCuvyChN3gaQ3yjCFKtj4wNtKIKZqgx&index=3&t=128s


** KT 채널의 신상털UP 시리즈 



<신세계 SSG PLAY> 채널에서도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신)세계 정복이라는 이름의 카테고리에 모인 영상들은 제목만 봐도 흥미롭다. 이를 테면 이마트 편의점에서 100초동안 100만 원 플랙스가 가능할지, 노브랜드 버거 11개의 맛을 구별 할 수 있을지 등의 도전을 해본다. 예능 프로그램이 다 그렇듯 넋을 놓고 보다 보면 어느새 빠져드는 게, 기업 채널이라는 사실을 잃어버릴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조회수 대비 댓글 비중(Engagement Rate)도 우수하다. 과연 편의점 플렉스는 성공할 수 있었을까?


* <신세계 SSG PLAY>채널의 ‘(신)세계 정복’ 

https://www.youtube.com/watch?v=wYhJIdqPxOc&t=371s


** SSG PLAY 채널의 ‘(신)세계 정복’ 시리즈 








3) 직원 팔이 활용의 좋은 예 



기업 채널에서 직원이 직접 등장하는 콘텐츠는 단골 소재다. 아마도 누군가 제일 처음 기업 채널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은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유튜버들도 다 하는데, 서대리도 직접 해보지 그래?" 





결국 직원 등장 콘텐츠는 기업에서 가장 먼저 시도했을 법한 포맷이다. 그러다 보니 직원 등장 포맷은 그 역사와 전통이 유구하다. 그런데 역사와 전통에 비해 그 참신성은 참으로 비루하다. 대부분의 기업채널에 올라오는 직원 등장 영상은 모두 거기서 거기니 말이다.  


서비스 담당자가 해당 서비스를 딱딱하게 소개해 주는 방식이나, 직무에 대해 설명해 주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조금 고민해 개선한 사례라고 하면, 직원 등장 브이로그(삼성전자 https://www.youtube.com/watch?v=IU7GwxG-dBY)나 직원 등장 게임 대결(넥슨 넥넥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M3Rwt9xBa3M), 직원이 추천하는 추석 선물(신세계 SGG플레이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va0LLAy8uB0 ) 정도가 아닐까. 직원이 등장할 경우, 뭔가 더 호소력이 생기고 진실성이 생길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자꾸 어색하게 말하면 나까지 어색해져 버려 "대체 왜 부끄러움은 대체 나의 몫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그런데 이렇게 척박한 직원 등장 콘텐츠의 세계에서도 유난히 반짝이는 기업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우리은행이 운영하는 웃튜브 채널의 ‘은근남녀’시리즈다. 은근남녀란 은행에서 근무하는 남녀들의 줄임말인데, 뭔가 어감도 착 달라붙는 게 콘텐츠의 정체성과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MZ세대를 대표할만한 직원들이 등장해 무려 음주방송까지 해 가며 진솔한 대화를 이어가는 내용이니 말이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토크쇼 같기도 한 형식이 새롭다. 그리고 직원들의 거침없는 대화도 흥미롭다. 


* 우리은행 웃튜브 채널의 은근남녀 - 쑬토크에서 만난 은근남녀! 서로가 바라본 은근남녀의 첫인상은?

https://www.youtube.com/watch?v=SaPyiOLX8Xg


* 웃튜브 채널의 은근남녀 시리즈 







유튜브 브랜드 채널을 잘 운영한다는 기업들의 영상은 어떤 게 있는지 확인해 봤다. 특별히 6가지 성공 요소 중, 3가지에 대해 살펴 봤다. '1) 감각의 제국', '2) 본격 예능 버라이어티', '3) 직원 활용의 좋은 예'가 바로 그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이번 편에서 다루지 못한 나머지 3가지 성공 요소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요즘 유튜브 채널을 잘 운영한다는 기업들은 어떤 영상을 만들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며 인사이트를 얻길 바란다. 




/ 다음 편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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