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구장」 -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늦은 봄 기다리던 토요일날

오후 세시 반의 경성행 열차는

석탄 연기를 자욱이 풍기고

지나가고


한 몸을 끄을기에 강하던

공이 자력을 잃고

한 모금의 물이

불붙은 목을 축이기에

넉넉하다.

젊은 가슴의 피 순환이 잦고.

두 철각이 늘어진다.


검은 기차 연기와 함께

푸른 산이

아지랑이 저쪽으로

가라앉는다.


(1936.5)




2024.1.31. 생기가 들끓는 대지의 열기를 느끼고 있자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모란봉에서」 - 윤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