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를 읽었다옹
만돌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전봇대 있는 데서
돌짜기 다섯 개를 주웠습니다.
전봇대를 겨누고
돌 첫 개를 뿌렸습니다.
─딱─
두 개째 뿌렸습니다.
─아뿔사─
세 개째 뿌렸습니다.
─딱─
네 개째 뿌렸습니다.
─아뿔사─
다섯 개째 뿌렸습니다.
─딱─
다섯 개에 세 개……
그만하면 되었다.
내일 시험,
다섯 문제에 세 문제만 하면─
손꼽아 구구를 하여 봐도
허양 육십 점이다.
볼 거 있나 공 차러 가자.
그 이튿날 만돌이는
꼼짝 못하고 선생님한테
흰 종이를 바쳤을까요
그렇잖으면 정말
육십 점을 맞았을까요
(1937. 추정)
2024.2.26. 표준화된 세상 속에 던져진 돌과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