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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상한호랑이 Feb 26. 2024

「만돌이」 -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를 읽었다옹

만돌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전봇대 있는 데서

돌짜기 다섯 개를 주웠습니다.


전봇대를 겨누고

돌 첫 개를 뿌렸습니다.

─딱─

두 개째 뿌렸습니다.

─아뿔사─

세 개째 뿌렸습니다.

─딱─

네 개째 뿌렸습니다.

─아뿔사─

다섯 개째 뿌렸습니다.

─딱─


다섯 개에 세 개……

그만하면 되었다.

내일 시험,

다섯 문제에 세 문제만 하면─

손꼽아 구구를 하여 봐도

허양 육십 점이다.

볼 거 있나 공 차러 가자.


그 이튿날 만돌이는

꼼짝 못하고 선생님한테

흰 종이를 바쳤을까요

그렇잖으면 정말


육십 점을 맞았을까요


(1937. 추정)




2024.2.26. 표준화된 세상 속에 던져진 돌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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