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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상한호랑이 Mar 28. 2024

「바다를 사이에 두고」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읽었다옹

바다를 사이에 두고

우리가 밤마다 뒤척이며 돌아눕고 있구나


그대 있는 곳까지 가다가

끝내 철썩철썩 파도 소리로 변하고 마는

내 목소리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수없이 던진 소리들이

그대의 기슭에 다 못 가고

툭툭 물방울로 치솟다 떨어지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그대가 별빛으로 깜빡일 때

나는 대낮의 거리에서 그대를 부르고 있거나


내가 마른 꽃 한 송이 들고 물가로 갈 때

언덕 아래 가득한 어둠으로 저물던

그대와의 자전하는 이 거리


바다를 사이에 두고 오늘도

밤마다 뒤척이며 돌아눕고 있구나




2024.3.28. 전하지 못한 마음 구름이 되어 두둥실 떠다니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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