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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 지나다」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우리 살던 옛집 지붕 위에 새털구름 떴습니다

우리 서로 다독이며 걷던 길가에 수수꽃다리 피었습니다

수수꽃다리 핀 걸 혼자 바라보는 동안 밤이 왔습니다

세월은 때가 되면 벌처럼 똑같은 모습으로 돌아와 자리하고

세상도 꽃처럼 똑같은 모습으로 피어 있는데

우리는 만날 수 없는 물줄기가 되어 따로따로 흘러갑니다




2024.5.31. 이제는 멀어진 선과 교차하는 지점에 서는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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