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고향」 -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白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속에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魂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1941.9)




2023.10.13. 육신은 비록 비참한 현실에 매여 있을지라도 영혼의 이상은 한계가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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