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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상한호랑이 9시간전

「산수유꽃 진 자리」 - 나태주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읽었다옹

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가졌다

누군가에겐 말해주긴 해야 했는데

마음 놓고 말해줄 사람 없어

산수유꽃 옆에 와 무심히 중얼거린 소리

노랗게 핀 산수유꽃이 외워두었다가

따사로운 햇빛한데 들려주고

놀러온 산새에게 들려주고

시냇물 소리한테까지 들려주어

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가졌다

차마 이름까진 말해줄 수 없어 이름만 빼고

알려준 나의 말

여름 한 철 시냇물이 줄창 외우며 흘러가더니

이제 가을도 저물어 시냇물 소리도 입을 다물고

다만 산수유꽃 진 자리 산수유 열매들만

내리는 눈발 속에 더욱 예쁘고 붉습니다.




2025.1.10. 간절했던 그 마음 시냇물 되어 흘러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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