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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댄스」 -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눈물은

이제 습관이 되었어요

하지만 그게

나를 다 삼키진 않았죠


악몽도

이제 습관이 되었어요

가닥가닥 온몸의 혈관으로

타들어오는 불면의 밤도

나를 다 먹어치울 순 없어요


보세요

나는 춤을 춘답니다

타오르는 휠체어 위에서

어깨를 흔들어요

오, 격렬히


어떤 마술도

비법도 없어요

단지 어떤 것도 날

다 파괴하지 못한 것뿐


어떤 지옥도

욕설과

무덤

저 더럽게 차가운

진눈깨비도, 칼날 같은

우박 조각들도

촤후의 나를 짓부수지 못한 것뿐


보세요

나는 노래한답니다

오, 격렬히

불을 뿜는 휠체어

휠체어 댄스




2025.1.22.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 한 가능성은 언제나 남아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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