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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흐르는 눈2」 -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여덟 살이 된 아이에게

인디언 식으로 내 이름을 지어달라 했다


펄펄 내리는 눈의 슬픔


아이가 지어준 내 이름이다


(제 이름은 반짝이는 숲이라 했다)


그후 깊은 밤이면 눈을 감을 때마다

눈꺼풀 밖으로

육각형의 눈이 내렸지만

그것을 볼 수 없었다


보이는 것은

피의 수면


펄펄 내리는 눈 속에

두 눈을 잠그고 누워 있었다




2025.2.14. 각혈하는 근심은 눈 앞의 희망조차 흐리게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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