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읽었다옹
나는 피 흐르는 눈을 가졌어.
그밖에 뭘 가져보았는지는
이제 잊었어.
달콤한 것은 없어.
씁쓸한 것도 없어.
부드러운 것,
맥박 치는 것,
가만히 심장을 문지르는 것
무심코 잊었어, 어쩌다
더 갈 길이 없어.
모든 것이 붉게 보이진 않아, 다만
모든 잠잠한 것을 믿지 않아, 신음은
생략하기로 해
난막(卵膜)처럼 얇은 눈꺼풀로
눈을 덮고 쉴 떄
그때 내 뺨을 사랑하지 않아.
입술을, 얼룩진 인중을 사랑하지 않아.
나는 피 흐르는 눈을 가졌어.
2025.2.13. 사랑하던 모든 것이 장막에 가로막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