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女僧」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녯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늬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설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이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2025.5.16. 눈처럼 옅게 쌓인 일상의 거죽을 걷어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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