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밤」 - 김소월

『진달래꽃, 초혼』을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붉은 전등.

푸른 전등.

넓다란 거리면 푸른 전등.

막다른 골목이면 붉은 전등.

전등은 반짝입니다.

전등은 그무립니다.

전등은 또다시 어스렷합니다.

전등은 죽은 듯한 긴 밤을 지킵니다.


나의 가슴의 속 모를 곳의

어둡고 밝은 그 속에서도

붉은 전등은 흐드겨 웁니다.

푸른 전등이 흐드겨 웁니다.


붉은 전등.

푸른 전등.

머나먼 밤하늘은 새캄합니다.

머나먼 밤하늘은 새캄합니다.


서울 거리가 좋다고 해요.

서울 밤이 좋다고 해요.

붉은 전등.

푸른 전등.

나의 가슴의 속 모를 곳의

푸른 전등은 고적합니다.

붉은 전등은 고적합니다.




2026.4.2. 한 없이 빛나는 하이얀 속내엔 한 서린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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