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 김소월

『진달래꽃, 초혼』을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희멀끔하여 떠돈다, 하늘 위에.

빛 죽은 반달이 언제 올랐나!

바람은 나온다, 저녁은 춥구나,

흰 물가엔 뚜렷이 해가 드누나.


어두컴컴한 풀 없는 들은

찬 안개 위로 떠 흐른다.

아, 겨울은 깊었다, 내 몸에는,

가슴이 무너져 내려앉는 이 설움아!


가는 님은 가슴에 사랑까지 없애고 가고

젊음은 늙음으로 바뀌어 든다.

들가시나무의 밤드는 검은 가지

잎새들만 저녁빛에 희그무러히 꽃 지듯 한다.




2026.4.7. 세월에 가려졌을지언정 사라지지 않는 찬란한 광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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