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일해야 한다면 사업가가 될 수 없다
퇴사하고 창업을 결심한 사람이라면 크게 2가지로 나뉠 것이다.
첫째는 남 밑에서 일하기 싫어 사장이 되겠다는 사람.
둘째는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세팅하겠다는 사람.
나는 후자이다. 나의 시간과 노동을 월급과 등가교환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내가 나에게 월급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나의 돈이 다시 돈을 벌고 있는 구조. 내가 키운 직원이 돈을 벌어주는 구조. 즉 단순한 장사꾼이 되는 것을 넘어 사업가가 되고 싶었다.
막상 프랜차이즈 카페를 차려보니 조금은 무모한 도전이었다는 것도 실감했다. 노동력이 이만큼 비싸진 이상, 다른 사람의 노동으로 잉여가치를 남기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규모가 아예 크거나, 말도 안 되는 수익 구조가 실현되는 매장이라면 모를까.
현재 출산 예정일이 10일 안팎으로 남은 상황에도 난 매장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차려놓고 시간이 흐르면 돈이 되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나도 직접 일하고, 고객 응대하고, 직원들을 일일이 가르쳤다. 나는 이 초기 단계를 '매장을 나의 페이스로 가져오는 시간'이라 부른다. 프랜차이즈에서 어느 정도 세팅해 주지만, 그건 말 그대로 물리적인 세팅일 뿐 정서적인 세팅은 없다. 어떤 분위기를 뿜어내고, 어떤 뉘앙스로 응대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매장에 서 있는지는 점주가 알려줘야 한다. 그 시간이 곧 나의 페이스 궤도에 이 매장을 안착시키는 일이다.
두 번째로 할 일은 사람을 세우는 일이다. 이게 오늘 중요하게 다루고 싶은 주제이다.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세팅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이라 생각한다. 모두들 사람 키우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가장 자신 있다. 면접으로 좋은 사람을 뽑아야 되는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가르치고 훈련시켜 나의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느냐는 문제이다. 시간적으로 무조건 오래 일할 직원을 만드는 것을 꿈꾸는 것도 오류이다. 그럴 필요도 없다. 있는 시간 동안 우리 매장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주면 된다. 그럼 그 직원이 나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또 다음 직원을 길러서 세우면 된다. 사람을 키우는 일에 자신이 없으면 절대 사업가가 될 수 없다.
어떤 조직이든 아무리 중요한 요직의 사람이 나가도 회사는 굴러간다. 그러나 당연한 것은 아니다. 그렇게 굴러갈 수 있는 촘촘한 톱니바퀴가 설계되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부재함으로 회사가 휘청하거나, 빈틈이 여실히 드러난다면 그건 조직이 아니라 그 한 사람에 의해 굴러가던 사모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출산 후 최소 3개월은 자리를 비워야 하는 우리 매장. 나의 빈틈이 드러나지 않도록 촘촘한 톱니바퀴를 치밀하게 설계했어야 했다. (오히려 세팅할 수 있는 시간의 제한이 있으니 4개월 만에 이뤄낼 수 있었던 것도 있다.)
촘촘한 톱니바퀴는 다음 글에서 풀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