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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수남 Aug 18. 2024

크리스마스 카페 / 한수남

초록색 트리가 빨간 방울을 매달고 일년 내내 서있는 카페

익숙한 캐럴이 흐르는 카페에 들어서자

눈사람 하나 뚜벅뚜벅 걸어와 무얼 드실건지 물었다


눈꽃빙수는 사르르 녹으면서 눅눅함을 달래 주었고

한껏 달달해진 나는 당장

새끼눈사람이라도 낳을 수 있을 것 같은 쾌적한 기분이었다


일년 내내 크리스마스면 행복할까, 지겨울까

우리는 때아닌 설전을 벌였고

엿듣던 주인눈사람은 카페를 내놓은 사실을 

알려주며 우리 눈을 쳐다 보았다.

적당히 어둡고 적당히 서늘한 카페를 나오자

눈부신 폭염이 폭포수처럼 내렸다.


이 순간이 다시 올 수 있을까

우리 여기, 다시, 어떤 모습으로 올 수 있을까


크리스마스 카페 (경남 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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