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이십구 년이 흘렀다 하니
무슨 이벤트를 하기도 그렇고 안 하기도 그렇고
동네 길모퉁이에 생긴 붕어빵을 사러 나갔다.
3마리에 이천 원.
따끈한 붕어 두 마리
서로 입이라도 맞추게 하려고
붕어가 틀에서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어린 아들이 붕어빵 굽는 엄마를 마중 나온다.
젊은 엄마는 살짝 타버린 붕어 한 마리
아들 손에 쥐어 주고 나서 괜히 손길이 바빠진다.
아직 재료도 남은 것 같은데
이십 년 하고도 구 년이 흘러
뱃살만 볼록한 붕어빵 몸매가 된 우리는
올해 결혼기념일이 유독 기억날 것 같은
예감에 대해 말한다.
그 꼬마 녀석 새까만 눈동자에 대해
동시에 말을 꺼내다가
이 겨울, 밤마다 자주
현금 이천 원이 필요할 것 같다는 데
모처럼 의견의 일치를 본다.
입 맞추는 붕어 두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