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 / 한수남

by 한수남


저는 빈틈이 많은 사람입니다

당신은 빈틈이 좀 있는 사람인가요?


저는 길을 걷다 잘 넘어지고요

눈이 나빠 잘 찡그리구요

손에서는 그릇도 잘 미끄러져요


실수는 실수를 불쌍히 여겨

저는 실수투성이 제가 싫지 않아요


솔솔 바람도 들어오고

한 마리 작은 새가 와서 쉬었다 갈 수 있게

저는 빈틈이 있는 사람이 좋아요

당신은 빈틈이 좀 있는 사람인가요?


우리는 빈틈을 좀 보이면서 살았으면 해요

꼬옥 안고서

서로의 빈틈을 메워주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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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 브랑쿠시, 입맞춤(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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