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모과 / 한수남

by 한수남


돌덩이 같은 모과는

늦가을 끝까지 매달려 있지

드디어 땅에 떨어진 모과는

노란 돌덩이 같은 모과는

여기 저기 상처를 입었네

상처가 나서

더 깊은 향을 풍기는 모과는

칼날을 쉽게 허락하지 않네


싹둑 베어낼 수 없는 상처 주변의

성한 살을 잘게 잘게 썰어서

차로 만들어 우려먹는 모과

상처가 있어

더 깊은 향기를 풍기는 걸

모과 한 알을 보고 알겠네.


마지막 모과 한 알

keyword
이전 15화작은 손 / 한수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