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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 한수남

by 한수남


어깨 위에 돌을 얹고 사는 것 같을 때,

돌에 대해 생각해 본다.


걸린다 걸림돌

뾰족하다 모난 돌

얄밉다 굴러온 돌

단단하다 차돌

푸석하다 푸석돌

닳았다 몽돌

매끈매끈 조약돌

불 살리자 부싯돌

주머니 안에 공깃돌

끄떡없다 바윗돌

납작하다 납작돌

기둥 밑에 주춧돌

이름 새겨 머릿돌

소원 비는 탑돌

꼭대기에 올려놓는

아슬아슬 꼭대기 돌


이 많은 돌들을 일일이 호명해보니

이상하게 전에 없던 정(情)이 생기고


이 많은 돌들을 그냥 사랑할 수도 있겠다.

나는 그냥 이 많은 돌들을 사랑하기로 한다.



산책길에 만난 탑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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