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위에 돌을 얹고 사는 것 같을 때,
돌에 대해 생각해 본다.
걸린다 걸림돌
뾰족하다 모난 돌
얄밉다 굴러온 돌
단단하다 차돌
푸석하다 푸석돌
닳았다 몽돌
매끈매끈 조약돌
불 살리자 부싯돌
주머니 안에 공깃돌
끄떡없다 바윗돌
납작하다 납작돌
기둥 밑에 주춧돌
이름 새겨 머릿돌
소원 비는 탑돌
꼭대기에 올려놓는
아슬아슬 꼭대기 돌
이 많은 돌들을 일일이 호명해보니
이상하게 전에 없던 정(情)이 생기고
이 많은 돌들을 그냥 사랑할 수도 있겠다.
나는 그냥 이 많은 돌들을 사랑하기로 한다.
산책길에 만난 탑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