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던 개나 고양이
있다가 없으면 그 자리가 자꾸 눈에 밟힌다
아이들에게 있던 할머니
어느 날부터 할머니집도 없고 할머니도 없다
다 큰 어른들이 너도나도 고아가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시 사랑을 축복하고
없다가 있는 것들이 생겨난다
응애응애 아기가 태어나거나
개나 고양이를 구해 집으로 들인다
있다가 없던 그 자리를
없다가 있는 것들이 채운다.
한수남의 수수한 시, 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