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은 쏙, 도망가고요
도토리묵은 미끄덩, 흘러내리고요
김은 두 장, 세 장 따라오고요
어디 만만한 반찬 없나?
하얀 두부에 푹, 젓가락을 찔러서
간장 조금 적시려다 풍덩, 빠뜨리고요
그냥 국만 떠먹고 있으니
누가 밥 위에 척, 깻잎절임 한 장 얹어주고요
젓가락질 연습하는 일곱 살에게
우리나라 반찬들은 쉽지 않아요
어른들도 가끔 흘릴 수도 있는데
괜찮다, 잘한다, 응원했더니
나날이 실력이 늘어나네요
여덟 살 아홉 살의 위대한 젓가락질.
한수남의 수수한 시, 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