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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한번씩 / 한수남

by 한수남


잊을 만하면 한번씩 대형사고가 터지네요

지진이 나고 태풍이 불고

가슴 타들어가도록 산불은 꺼지지 않네요.

잊을 만하면 한번씩 몸이 아프네요

조심한다고 나만 비껴가는 건 아니예요

미세먼지의 힘은 결코 미세하지 않고

알레르기 질환들이 가는 곳마다 번성합니다


그렇게 우울한 봄날을 보내다가도

잊을 만하면 한번씩 연락이 닿는 사람들이 있지요

옛 추억을 공유한 사람들을 만나

차라도 한잔 나누면,

단번에 그 시절로 돌아가는 마법에 걸리지요


그리하여, 우리 잊지말고 살기로 해요

작고 연약해 보이는 것들이 실은 위대하다는 것을


아프고나면 훌쩍 자라있는 아이들처럼

작은 풀꽃들이 모여

넓은 풀밭을 이룬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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