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타령, 고추타령

by 한수남

김밥 타령 / 한수남

각각 따로 놀던

단무지, 달걀, 시금치, 당근,

갓지은 밥 속에서 만났어요.


돌돌 말아 꽁꽁 묶어버린

김 속에서 만났어요.


어떤 놈은 벌써

불만이 옆구리로 터져 나왔네요.


삐죽삐죽 튀어나온 꼬랑지로

엄마는 맛 한 번 보고


어느새 친해진 녀석들을

가지런 가지런

소풍 도시락에 담으시네요.


야호! 오늘은 소풍 가는 날



고추 타령 / 한수남


하아 하아

입속에 불이 난 듯 뜨거운데


하하하하

가족들은 날 보고 웃기만 해


호오호오

찬물 마시고 눈물 콧물 빼는데


호호호호

새파란 고추 날 보고 웃기만 해


매우면 얼마나 매울까,

얕보다가 큰코다쳤지.


작다고 만만하게 보다

따끔하게 혼쭐이 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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