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를 하다 그릇끼리 부딪쳐
하필 간장 종지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아침
정든 곳을 떠나야 하는 나는
정든 이와 이별해야 하는 나는
십수 년 정든 그릇 하나를 쉽게 버릴 수가 없어서
베란다 화분들 사이에 고이 숨겨 두었습니다.
아마 저는 이따금 생각난 듯이
빈 간장 종지의 새하얀 속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겠지요.
바닥에 희미한 낙관이 있는 간장종지 귀퉁이가 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