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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팝꽃

by 수다쟁이

너를 처음 알게 된 건

구절의 한 부분이었어

조팝꽃 필 때면이라는..

막연히 4월 5월에 피는 하얀 꽃

그게 전부였지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아기 엄마가 조팝가지를 꺾어

예쁜 화관과 꽃반지를 만들고 있길래

그 이름을 물었는데

그때 네가 조팝이라는 걸 알았어


아! 이렇게 여린 가지에

피어난 하얗고 작은 꽃이

조팝이구나!

어쩜 이렇게 앙증맞은지

딱 이름 같은 모습이더라


그때부터 나는 너와 사랑에 빠졌어

봄이 되면

길가에 늘어진 노란 개나리보다

탐스럽고 우아한 목련보다

환하게 눈이 부시게 하는 벚꽃보다

짙은 향기에 가는 발걸음을 붙잡는 라일락보다

네가 제일 먼저 눈에 띄더라고..


길게 드리운 머릿결처럼

안개꽃 가득 담은 꽃다발처럼

한 무더기 팝콘을 튀긴 것처럼

하얀 눈이 내린 것처럼

있는 듯 없는 듯

나에게 오랫동안 봄을 속삭이거든

그래서 네가 좋은가 봐


이맘때쯤

난 늘 널 기다려

너에게 손을 내밀면

좋은 꿈을 꾸는

행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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