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느낄 사이도 없이 올 겨울은
동장군이 기세 등등하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위가 한바탕 지나간 후
일주일 만에 빨래를 돌리니
묵은 때를 벗겨 낸 것처럼 속이 다 후련했다.
물 떨어지는 소리가 뚝뚝
베란다를 열어보니, 겨울비가 추적추적
간간이 쌓여있는 눈을 녹여내고 있었다.
오늘 비는 다소 낭만적인 얼굴을 하고
나와 조우했다.
오랜만에 따뜻해진 날씨 덕이다.
오래간만에 내리는 비 때문에
점심 메뉴로 뭘 먹을까?
고민은 이내 해결되었다.
칼국수!
칼국수는 나에겐 늘 외식메뉴로
만만한 음식이었다.
지인을 만나도, 가족과의 식사에서도,
간혹 혼자만의 식사에서도 말이다.
이유라면, 라면보다는 영양가가 있고,
고급진 음식을 먹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가격도 착했기 때문이다.
예전 칼국수 가격은 싼 건 3000원에서
비싸도 6000원이면 해결되는
간단하지만 맛있는 한 끼로 자리매김했다.
적어도 5 6년 전까지는..
하지만 아쉽게도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며
칼국수 가격도 7000원 8000원 9000원으로
야금야금 오르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칼국수도 만만한 한 끼
외식메뉴에서 탈락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칼국수를 밖에서 먹는 건
돈이 살짝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칼국수는 집에서도 만 원이면 충분히 맛있게
할 수 있어!
라고 나름 경제적인 원리를 들이대며 이제는
집밥 메뉴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얼마 전 강원도 여행에서 찾은 맛집 옹심이 칼국수
가 생각이 났다.
들깨가루가 메인이 된 칼국수는 옹심이도
칼국수도 다 한 집에 사는 사람처럼 서로 허물없이 어우러졌다.
들깨가 충분히 가장 역할을 한 셈이다.
마침 집에 들깨가루가 있었다.
오늘 메뉴는 옹심이 대신 버섯 들깨 칼국수로 정했다.
그리고 뭔가 좀 허전해서 옹심이 대신 감자전도
생각해 냈다.
와우! 환상적인 조합.^^
드디어 버섯 들깨칼국수와 감자전이
한 가족이 되었다.
날씨도 춥고 마음도 얼어붙은 겨울날
나는 단돈 만원으로 화목한 가족들을 만나
두 배로 따뜻한 하루를 보냈다.
(재료 준비)
(감자전재료)
재료;
칼국수 들깨가루 버섯 감자 당근 양파
황태 멸치
파 마늘 부침가루 조금
나만의 레시피
(칼국수)
-황태와 멸치로 국물 우려내기
-칼국수 먼저 야채 넣고 끓이기
-버섯 들깨 넣고 국간장으로 간하기
-파 마늘로 마무리
(감자전)
-감자를 강판에 갈기
-부침가루 넣기(부쳐 질정도로
너무 되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