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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담은 미나리

-미나리 오징어무침-

by 수다쟁이

봄이 오는 설렘과는 반대로 입맛은 시들해진다.

겨울 내내 먹었던 김장김치와 찌개류 탕등은 봄을 담기엔 왠지 유행이 지난 옷이나 가방처럼 낡고 촌스러워 보인다.

때론 사람은.. 입맛은 그렇게 참 간사하다.


계절의 봄은 봄을 시샘하는 추위만 다독이면 되지만 입안에서의 봄은 없던 것을 만들어야 하는

창의적 손길이 필요한 때다.

말하자면 새롭고 상큼한 무언가를..

막연하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곰곰이 무엇이 좋을까 생각하다 미나리가 떠올랐다.

미나리 전도 좋지만 뭔가 더 짜릿하고 새콤한 맛이 필요했다.

오징어와 미나리가 또는 주꾸미가

초고추장과 만나면 입안에도 봄을 넣어줄 거 같았다.

아삭하고 씁쓸한 미나리는 뒷맛이 주는

아련한 매력이 있다. 빈 공간을 지닌 미나리대는

입안에 봄바람을 씹는 듯 아삭아삭하다.

차가운 봄바람이 입안을 휘돌아 가슴속 깊은 곳까지 살랑살랑 바람을 넣어 묵은 마음을

씻어주면 좋겠다.

오징어와 만난 미나리는

봄과 반갑게 인사하는 설렘의 맛이다.


오징어 미나리 무침


초고추장 양념은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 통깨 설탕양을 줄이려고 매실청 그리고 오미자청도 조금 넣어 단맛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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