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네.
원룸생활을 오래 해서
여름이 고달팠다.
건물을 얼마나 엉망으로 지은건지
동향이고 열흡수율이 높은 자재로 건축해서 찜통더위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했다.
새벽 4시면 더워서 깼던 것 같다.
4시 전에도 더위를 달래 가며 겨우 잠들었다.
그런 세월을 십 년 넘게 보냈다.
이사를 가고 싶었으나 엄마는 그냥 살아라고 했다. 전세사기도 있었지만
내가 이사하면 내가 빌려준 돈 갚아야 하니 그냥 살아라고 한 것 같다.
여름이 되면 괴로웠고
유난히 여름이 길게 느껴졌다.
세월이 가도 더위는 조금도 적응되지 않았다.
지금은 월세를 높여 옮겼다.
확실히 덜 덥다.
쾌적하다.
더워도 그때에 비하면 견딜만하다.
그래서 더위도 더위지만 '그때 주거 환경이 정말 힘든 거였구나' 느낀다.
열 달궈진 원룸이라는 주거환경이 지옥을 맛보게 한 것이다. 내가 돈 벌어서 누려도 되는데 못 누리고 그렇게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지옥을 맛본 것이다. 갑자기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다시는 그렇게 비참하게 살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게 됐다.
누구보다도 더위를 못 참는 내가 왜 그렇게 더위에 취약한 곳에 살며 괴로워했나. 나의 고통은 외면하는 엄마. 아들이 그렇게 괴로워했으면 과연 나몰라라 했을까.
또 서운함이 감돌았다.
그냥 나는 그런 존재였다. 더워서 힘들어할 때 외면해도 되는 존재. 그 정도 고생은 해도 되는 존재.
이제는 내가 나를 보호한다. 나는 더위에 당연히 노출돼도 되는 존재가 아니다. 더우면 시원한 곳으로 거처를 옮겨서 더위를 피해도 되는 존재이다.
더위와 엄마의 무시로부터 고생했던 과거의 나를 안으며 이제는 꽃길만 걷자고 토닥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