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너는 많이 아팠잖아.
끊임없이 헥헥거리고, 눈은 빨갛게 충혈되고 몸이 뜨거웠어.
네가 좋아하는 간식을 코 앞에 두어도 자꾸 고개를 돌렸어.
나는 네 몸을 주무르면서 계속 물었어.
"간이 아파? 아니면 허리가 쑤셔? 앞다리는?"
너는 혀를 늘어뜨리고, 여전히 거친 숨을 몰아쉬었어.
어디가 불편한지 내게 말할 수 있으면, 아니면 입으로 아픈 곳을 가리켰으면…
우리는 다시 병원에 갔고, 다행히 진통제 주사와 간 수액을 맞고 너는 금세 편안해졌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편하게 숨을 쉬며 잠든 너를 보니 많은 생각이 들더라.
있잖아.
한 번도 생각 안 해 봤는데…. 안락사 말이야.
만약에 내가 너를 보낸다면…
아마 네가 더 이상 밥을 먹지 않을 때일 거야.
늘 밥그릇만 봐도 코를 벌름거리고, 큰소리로 짖던 네가,
내가 주방에 서 있으면 뒷다리를 끌며 열심히 기어 와서 짖던 네가,
주사기에 넣은 죽조차 고갯짓 해서 내가 강제로 먹여야 하면,
그래서 더는 잘 잡히지 않는 혈관으로 포도당만 맞으며 네가 연명한다면,
나는 너를 보내줄 거야.
그리고 만약 네가 내 품에서도 잠들지 못하면 너를 보낼 거야.
너는 6년 동안 늘 M씨나 내 품에 안겨 잠들었어.
추운 날은 내 겨드랑이에 코를 박고 잠들고, 더운 여름에도 끈적이는 내 팔에 턱을 대고 잠들었어.
품에 안기만 하면 너는 마치 레드썬! 최면에 걸린 것처럼 시끄럽게 코를 골며 잠이 들었잖아.
언제나 내 품에서 잘 자던 네가 어제처럼 통증에 울면서 잠들지 못하는 날이 길어지면….
생각만 해도 너무 슬퍼.
미남아, 나는 우리의 마지막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내가 바라는 우리의 마지막은….
오늘처럼 널 위해 준비한 고구마와 딸기를 네가 마음껏 먹는 거야.
그리고 평소처럼 내 팔에 안긴 너와 얘기할 거야.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네가 와서 내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그래서 그날은 너와 오래 얘기하다 조금 늦게 잠드는 거야.
(네가 피곤하지 않다면 아주 늦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