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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타일 Jun 30. 2024

저탄고지, 너 좀 괜찮은데?

H양, C양의 유혹을 물리친 나는 다시 다이어트를 준비했다.     

다이어트를 쉬면서 내 몸은 침대, 소파를 사랑하며 푹 쉬었고,

내 입과 장은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이제 반대다. 다시 몸이 일하고, 입과 장은 좀 쉬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살을 어떻게 뺐더라….          


순간, 요즘 다이어트가 한창인 직장 동료 A양이 떠올랐다.     

나는 바로 다음 날, 그녀에게 다이어트 방법을 물었다.     

"저탄고지?"

"네.  저탄고지. 말 그대로 탄수화물만 줄여서 먹고, 지방을 많이 먹는 다이어트에요."

"지방을 많이 먹는데 살이 빠져?"

"네. 살찌는 원인이 탄수화물 때문이래요. 그래서 지방이랑 단백질은 많이 먹어도

돼요. 굶을 필요도 없어서 배가 든든해요."     

오호…. 배가 고프지 않은 다이어트가 있다, 이거지?     


나는 그녀가 전수한 식단을 시작했다.     

아침은 버터를 넣은 커피와 견과류.

사실 처음 접하는 버터 커피는 내게 좀 난감했다.

아침부터 깔끔한 아메리카노 대신 노란 기름띠가 둥둥 떠 있는 커피라니….

맛은 고소하면서 느끼한 그 어딘가의 오묘한 맛이었다.

그런데 말처럼 속은 든든했다.

평소라면 군것질을 찾아서 서랍을 기웃거렸을 텐데

오늘은 점심까지 배가 고프지 않았다.

(속은 조금 느글거렸지만.)          

점심은 샤브샤브.

기름기 많은 차돌박이와 채소를 데쳐서 먹었다.

대신 당분이 많은 소스는 먹을 수 없고, 샤브의 끝판왕 칼국수와 볶음밥도 탄수화물이라

먹을 수 없었다.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차돌박이와 채소 덕분에 배가 불렀다.     

저녁은 삼겹살이었다.

이번에도 소스는 소금만, 밥이나 된장찌개는 금지.


쌀밥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쉽지만 그래도 다이어트를 하면서

삼겹살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니…. 황송할 지경이다.     

살만 빠진다면 이번 다이어트는 쉽게 성공할 거 같다.     


저탄고지,

너 되게 괜찮은 다이어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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