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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타일 Aug 08. 2024

천국에서 온 편지.

엄마에게.


엄마 나야.     

늦었는데 안 자고 뭐 해?

엄마가 밤마다 우니까 내가 신경이 쓰여서 잘 수가 없잖아.

그리고 예전에 엉덩이 때린 거 그만 사과해도 돼. 나는 기억도 안 나.

나도 엄마가 뽀뽀할 때, 싫다고 입 물어서 미안해.     


내가 엄마 꿈에 가려고 했는데,

나 보면 더 울까 봐 못 가겠어.

나중에 엄마 안 울면 그때, 한번 갈게.     

엄마가 나 아플 때마다 착한 일 했잖아.

그때 엄마가 보내준 돈으로 애들이 잘 먹었다고 고맙대. 다 나한테 잘해줘.

그래서 내가 우리 엄마라고 자랑했어.    

 

엄마, 미로는 괜찮을 거야.

얼마 전에 미로가 여기 오려고 하길래

내가 계속 오지 말라고 말해줬어.

뭐, 여기 밥도 맛있고 따뜻한데….

그래도 엄마 품이 더 따뜻해.     


엄마가 원하는 것처럼

나는 여기서 더는 약도 안 먹고, 아프지도 않아.

네 발로 뛰어서 엄마가 뭐 하는지 보러 가기도 하고,

배탈도 안 나서 마음껏 내가 좋아하는 딸기랑 고구마도 많이 먹고 있어.

그러니까 엄마, 그만 울어. 나 괜찮아.     


그래도 미안해. 내가 엄마 생일 얼마 안 남기고 가서.

내가 더 버티려고 했는데 안 됐어.     

엄마 생일날, 엄마가 나 다시 살려달라고 하루 종일 기도했잖아.

나도 부탁해 봤는데, 여기 아저씨가 그건 안된대.     


대신 아래에서 10년이 여기는 1시간이래.

나보고 6시간쯤 자면 엄마들이 올 거래.

뭐…. 6시간이면 껌이지.

한숨 푹 잘게. 여기 오면 나 깨워줘.

나 자는 동안 잘 지내고 있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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