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에게-
네가 간 지 시간이 흘렀지만 나는 여전히 네게 편지를 써.
날씨가 좋으면 날씨가 좋아서 쓰고, 네가 보고 싶거나 너와 함께 간 공원을 들를 때,
여전히 나는 네게 편지를 쓴단다.
이제 온종일 네가 그립지는 않지만, 아침마다 네게 편지를 쓰려고 책상에 앉은 시간은
오직 너와 나만의 시간이야.
나는 그 시간만큼은 여전히 네가 아주 그립고 보고 싶어.
네게 쓰는 편지를 그만 쓰는 건 너를 잊기 위해서가 아냐.
사실, 네가 간 뒤, 미로가 많이 아파.
미로도 벌써 올해 18살이잖아.
얼마 전, 신부전 판정을 받고, 종일 기침도 해.
그래서 미로도 너처럼 하루 2번 피하 수액을 맞고, 약을 먹어야 해.
덕분에 널 생각하며 슬퍼만 하면 보낸 나와 M씨가 다시 바빠졌단다.
미남아, 마지막 편지라 서운한 거 아니지?
미로를 간호하며 바쁜 시간 속에서도 여전히 네가 떠올라.
미로의 피하 수액을 준비하다가 네가 떠오르고,
미로의 밥을 만들면 아직도 네 밥도 하나 같이 만들어.
미남아, 너는 착한 개야.
그러니까 분명 다음에는 사람으로 태어날 거야.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네가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어.
또 네가 원하는 일도 얼마든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도 있지.
그리고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세상에 살 거야
그래, 너는 다시 태어나면 널위한 내편지도 읽을수 있어.
개모차가 없이 너가 원하는 곳을 갈수있어.
네 몸에 큰 암덩어리도 이제 없어.
배불리 먹고, 아프지 않을 거야.
그리운 누군가를 만날 수도 있겠다.
너를 낳은 엄마를 만날 수도 있고, 먼저 간 형제가 있다면 형제도 만날 수 있어.
같이 맛있는 걸 먹을 수도 있고,
네가 좋아하는 숲을 이제 막 뛸 수도 있어.
그런데 만약 너도 내가 보고 싶으면 말이야.
다음 생에도 나를 만나고 싶다면….
아주 긴 잠을 자는 거야.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네가 깨면, 엄마가 네 옆에 있을 거야.
미남아, 사랑해
처음 너를 데려올 때,
내가 순간 저지른 미스 판단인 줄 알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