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매일 글쓰기 (013/100)
1:1 100번 한 썰 을쓰고 나서.
여기저기서 1:1에 대한 질문을 모으고, 정리하고 그 질문을 기반으로 1:1을 정규화하여 시행하고 있다. 뭔가 업무 지시나 잘해야 하나? 싶지만 질문도 곧 나의 지시라고 생각한다. 업무 지시에서 더 중요한 것은 큰 방향성, 문화 혹은 행동 양식어야 하고, 따라서 어떤 질문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매니저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는, 어쩌면 PM으로도. 1:1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사람은 n:n으로는 1:n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의 한계가 있고, 미들맨으로 기능한다는 것은 1:n 이 아닌 더 많은 1:1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가 아닌가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러 메시지를 섞었는데, 일단 그래서 1:1 은, 사람과 사람이 단 둘이 무언가 이야기하는 행위 자체가 우선 중요하다고 본다. 사람은 관심이 필요하다. 괜히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의 최상위에 자아실현이 있겠는가. 내가 여기 있다!라는 것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우는 것과 같지 않을까. 회사에서 떠나게 되는 사람은 고통을 많이 받는 사람보다 무시받고, 투명인간 취급받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는데. 따라서 좀 더 전심전력으로, 진심으로 1:1을 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또한 대화를 통해서, 기본적으로는 팀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한다. 말할 기회를 더 많이 주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고 그를 통해서 자가 성장을 할 수 있게 해야 하기에. 질문이 중요하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어찌 보면 어떤 질문에 답을 하려고 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마치 LLM (chatGPT) 에게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한가 와 같은 내용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4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나름대로 나의 답과 함께 그 의도에 대해서 풀어볼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커리어 10년에는 남에게 자랑할만한 성과 3~4가지는 있어야지 하는 어떤 글을 보고 생산한 질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매니저가 되어서, 팀원들에게 최고의 매니저였다는 것과, 성장할 수 있었다는 피드백을 받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적인 성과? 물론 중요하겠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과는 이거긴 하다.
왜냐면 나는 매니저로, 또는 프로덕트 리드로 프로덕트 팀을 성장시켜서 제품을 성장시키고, 고객을 성공하게 만들어 회사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질문의 원래 의도는 팀원 각자가 '나의 일을 무엇으로 정의하고 있는지, 개개인의 임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한 질문이다. 물론, 답변은 사람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다른 게 나올 수 있었고, 흥미로웠다.
또 다른 의도는, 언제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이었는지 알아보고, 우리 팀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기 위함이었다. 나의 경우에는, 어쩌면 지금이 최적의 환경이자 기회인 것 같은데. 다른 팀원에게도 그러진 않을 테니까. 어떤 게 더 필요한지 직접적으로 물어서 잘 안 나오니 이 질문을 사용해 보았다.
글쎄, 요즘은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다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워크숍 같은 일들이 재밌었다고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문제 해결을 함께 하는 것은 꽤나 힘들고, 또 즐거운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가 다양한 생각과 반대 의견 안에서 편견이나 아집을 깨고 성장하는 것을 느끼고 그 안에서 희열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빠르게 '달라질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았다.
사실, 이 질문은 어떻게 일하는 방식이, 각 팀원에게 맞을까를 알아보기 위한 질문이다. 어디선가 읽은 글에서 제프 베조스가 일의 5할만 즐겨도 성공한 인생이다. 어차피 싫은 것, 힘든 것은 많지 않냐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는데,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가능한. 일을 즐기게 하고 싶은 게 매니저로 나의 욕심이다. 때문에 그것을 알고 싶었다.
어떤 면에서는 늘 강조하는 혼자 일하지 말라라는 메시지를 다시 돌려서 - 어쩌면 가스라이팅하기 위한 질문일 수도 있었겠다. 사람에 따라서 혼자 집중해서 문제를 해결했을 때! 가 답변이 나올 수도 있지만 나는 대체로 협업의 경험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다. 실제는 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뭐, 또 혼자서 고민하고 해결책을 내는 것에도 다른 이의 도움이 있다면 더 빠르고 재미있을 수도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에너지만 놓고 보면, 뭐 쉬는 게 필요한 것 같고. 요즘 본 어떤 영상에서 말한 것처럼 정말 무의미해 보이는, 생각을 덜 해도 되는 작업을 지루하고, 이걸 왜 하고 있지 할 때까지 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 동기만 놓고 보면, 요즘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결국은 자기 확언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더 좋은 것은 타인을 통한 자기 확언의 메시지, 그러니까 누군가가 나를 믿는다라거나 하는 느낌을 받는 게 아무래도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반대의 경우에는 꽤나 동기부여되지 않고. 어쩌면, 요즘 내가 겪는 문제라서 떠오른 질문이긴 하다.
의도는 이렇다. 한동안 천착한 '회복탄력성'이라는 것이, 어려운 비즈니스를 하는 동료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같이 논의하기 위한 질문이었다. 워크-라이프 밸런스 / 하모니? 여하튼 그런 게 필요하니까. 특히, 오래 함께 가기 위해서는 힘을 다시 내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생>에서 체력을 기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게 기본적으로 필요하지만, 회복을 위한 방법, 스스로의 루틴을 발견하고 알아가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니어가 좀 생긴 시점에는 특히 그랬고. 또 하다 보면 웬만한 시니어들도 이런 것에 대한 관심을 덜 두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다른 질문의 연장선상이거나 비슷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일단 답을 해본다면 개인적으로는 이 동료들이 나를 믿어주고, 내가 이 사람들을 믿음으로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인데. 매니저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인 것 같긴 하다. 뭐, 요약하면, 어쩌면 소속감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결국 이 질문의 의도는 우리 회사 외 팀에 소속감을 갖게 하는 게 무엇인가? 그것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니까.
최근에 한 1:1에 대한 질문에 자문자답을 하면서 의도에 대해서 - 밖으로 꺼내놓고 나니, 괜히 나 꽤 잘하고 있는 듯? 하는 자뻑감이 들기도 하지만. 반대로는 이제까지 이런 작업을 너무 등한시한 게 아닌가 하는 반성도 같이 오고 있다. 하기로 마음먹으면 20분 ~30분이면 할 일인데, 어쩌면 1:1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하던 관성이 있으니 기본은 하겠지만 더 발전이 없었던 건은 1:1에 대한 스스로의 회고, 피드백을 받는 것 자체가 아니었다 싶기도 하다.
앞으론 좀 더 잘해야지.
초고: 2024.09.25
탈고: 2024.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