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Proejct (359/365)
다시 쓰기 012: 닌텐도 스위치 2 발표를 보고 를 다시 씀
다시 쓰기 013: 이어폰 & 헤드폰 을 다시 씀.
다시 쓰기 014: 이거 귀엽지 않나요 를 다시 씀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면 사람들의 말버릇에서 의도를 자주 읽게 된다. 나는 일상에서 “이거 귀엽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말의 겉보다 속을 먼저 살핀다. 이 질문은 의견을 묻는 형식을 갖추지만 실제 목적은 감정의 동조다. 질문자는 판단이 아니라 공감을 원한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확인해 줄 안전한 상대를 찾고, 나는 그 흐름을 통해 관계의 온도를 읽는다.
이런 언어는 삶을 부드럽게 만든다. 친구와 커피를 마시는 자리에서는 이런 방식이 편하다. 하지만 조직과 제품을 다루는 자리에서는 문제가 된다. 회의에서 “좋은 것 같아요”라는 말은 판단이 아니라 방어다. 그 말은 틀릴 가능성을 피하기 위한 문장이고, 나는 그 문장이 조직의 지적 움직임을 멈추게 한다는 사실을 자주 본다. 모두가 자신을 보호하면 누구도 책임을 잡지 않는다. 답을 말하지 않으면 문제는 움직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정답은 없다”라는 말을 믿음의 문장처럼 사용한다. 그 말 속에는 틀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숨어 있다. 하지만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의 세계에서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답지가 필요하다. 답지는 논리의 출발점이다. 나는 내 생각을 명확히 적어야 다른 사람이 나의 논리를 검토할 수 있다. 내 가설이 틀리면 새로운 경로가 생기고, 그 실패는 재도전의 단서가 된다. 답지를 내지 않으면 배움이 없다. 조직은 서로의 생각을 비교하지 않으면 성장하지 않는다.
“그냥 좋아서요”라는 말은 소비자의 언어다. 소비자는 느낌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은 완전히 정당하다. 하지만 생산자는 느낌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나는 작은 감각도 가설로 전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첫 화면에서 머뭇거리는 이유가 긴 문장 때문이라고 판단하면 나는 이를 짧은 문장으로 바꾼다. 이 판단이 틀릴 수 있다. 하지만 가설을 세우고 실험에 올리면 그 판단은 기록이 된다. 가설이 틀리면 다음 단계가 생기고, 가설이 맞으면 설계는 다시 강화된다. 의도가 존재하면 실패는 데이터가 된다. 의도가 없으면 성공조차 운이 된다.
답지를 제출하는 일은 두렵다.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일은 벌거벗는 경험과 비슷하다. 그래서 조직의 문화는 리더에게서 시작된다. 리더가 먼저 자신의 답지를 꺼내야 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는 한 문장은 구성원에게 안전함을 준다. 리더가 논박을 두려워하지 않고, 가설의 틀림을 인정할 때 조직은 자유로워진다. 사람들은 그 자유 속에서 자신의 판단을 말한다. 팀은 말의 충돌을 통해 지식을 만든다. 이런 문화는 단단한 제품을 만든다.
나는 “이거 귀엽지 않나요?”라는 대화를 떠올리며 제품 회의를 떠올린다. 그 질문은 공감을 구하고, 그 공감은 관계를 부드럽게 만든다. 하지만 제품을 만드는 자리에서는 “저는 이런 의도로 이렇게 만들었습니다”라는 말이 필요하다. 이 말은 갈등을 만든다. 그 갈등은 불편하지만 꼭 필요하다. 갈등은 판단의 출발점이고, 판단은 제품을 성장시킨다.
정답이 없는 시대에서는 누가 정답을 맞히느냐보다 누가 먼저 답지를 제출하느냐가 중요하다. 답지를 제출하는 사람은 빠르게 배운다. 답지를 공유하는 조직은 생각이 깊어진다. 답지를 통해 충돌하는 문화는 새로운 지식을 만든다. 나는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조직이 결국 더 멀리 간다고 믿는다. 변화는 언제나 누군가의 첫 번째 답지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