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5일, 2016년 10월 15일 단상
항상 왜 안 가지 싶으면 벌써 다 지나가버린다.
버스랑, 시간이랑 인연이 그렇더라.
지루함은 가끔, 굉장히 숨 가쁜 와중에 느껴지기도 한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라는 게 결국 하고 싶은 말이다.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가 문제이지, 끝은 항상 우릴 기다린다.
죽음으로 바꾸어도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
어쩌면 시작과 끝 사이의 무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라지만 B D 사이의 C는 벌써 누가 써먹었다고 하더라.
오역이지만 우물쭈물하다 이리되지 않기 위해선 힘을 더 내 달리는 것보다는,
지금이 지루하지 않게 하는 게 아닐까란 뻘 생갈을 또 해본다.
잘하는 게 뭘까? 고민해봤자 그다지 결론에 가까워지지 않는다. 끝은 다가오겠지만.
삶은, 즐기기 위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순박한 생각을 하며 오늘도 지루함에 치를 떤다.
그러니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제발.
그래서 손을 잡아야만 할 텐데.
다시, 웃으면 좋겠다.
꿈으로 다시, 시작하였으면 좋겠다.
천성이 개새끼인지라, 친절을 애니팡 하트처럼 소모되는 자원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보통은 사회인이 되고 나서는 월급과 동시에 충전되고, 9-6 20여 일 간 소모되는 편인 것 같다.
오늘 만난 버스 기사님은 참 나랑은 다른 사람 같았다. 탑승하는 사람 하나하나 인사를 하질 않나, 걸음이 불편한 어르신이 앉을 때까지 출발하지 않질 않나.
중간에 클락숀을 울리셔서, 어이구, 약간 옥에 티 장면을 보여주시네? 했더니 급하게 내려야 하는 손님 때문에 정류장 앞을 막고 있는 차들이 비켜서지 않아서 그러더라.
그다음 정거장에 올라타신 어르신께도 꽉 붙잡으세요,라고 말하고는 많은 초록 버스 기사님과 다르게 안정적인 주행 스킬로 꽉 막힌 선릉-역삼을 빠져서 날 신논현역으로 인도하셨다.
이 사람의 친절은 나보다 리필량이 많은 것일까, 아니면 충전 속도가 빠른 것일까 아니면 그냥 친절은 원래 자원이 아니라 디폴트, 패시브 스킬인 것일까.
초고: 2015/04/25, 2016/10/15
탈고: 2017/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