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열아홉 번째 사랑스러움

by 슈브

처음으로 남산순환로를 달렸다.

북측 입구부터 남측 입구까지 갔다가

출발한 곳으로 돌아오면 6km가 조금 넘는다.

한강과 달리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하는 코스라

내리막에서 처음 느껴본 찌릿한 무릎 통증에

놀라기도 했지만 무사히 두 바퀴를 완주했다.


주로 달리는 한강에서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

남산를 달리면서 또 다시 머릿속에 떠올랐다.

러닝을 하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속도로

저마다의 목표점을 향해 달려간다.

모두가 각자의 출발점에서 시작해

누군가는 최고의 기록을 위해

누군가는 첫 러닝에 긴장하며 발을 내딛는다.


마라톤 경기처럼 처음과 끝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누군가가 나보다 빨리 뛰거나

내가 누군가를 제치고 뛰어 나가게 되면

‘좀 더 빨리 뛰어야 되나?’

‘나 오늘 좀 뛰네?’

이렇게 남과 나를 비교하는 러닝을 하게 된다.

물론 내가 달리는 방향과 달리

반대 방향에서 달려오는 사람들도 있고

중간 출입구 어딘가에서

갑자기 합류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자신만의 방식, 속도로 나아간다.

러닝을 처음 시작할 때는 5km도 부담되지만

몇 달만 꾸준히 뛰다 보면

어느새 10km, 15km까지 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지금 내가 알맞은 속도로 잘가고 있는가를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어제의 ‘나’와 비교하며 나아가자.

어느새 원하는 위치에 우뚝 서 있는

사랑스러운 나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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