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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섭 Mar 14. 2020

홀로 일어서는 오뚝이 생각법 3

1인 기업형 인간의 실행법_마음관리

"혼자서도 잘해요." 아이들한테만 필요한 말이 아니다. 1인 기업이나, 프리랜서, 요즘 같은 경우 재택근무자들한테도 이 말은 꼭 필요하지 않을까. 직장에서 독립해 나홀로 1년 간 일하면서 느꼈다. 회사 같이 안정된 근무 환경이나 고정된 주변 동료 없이 일하는 것은 더 많은 자기 관리가 필요했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뤄가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통제력이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필요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회복 탄력성이었다. 회복 탄력성은 여러 어려움과 위험, 실패를 발판 삼아, 원래 목표를 향해 더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을 말한다. 장대높이뛰기 선수의 휘어진 장대가 바닥을 향해 꺾이면 꺾일수록 더 높이 솟아오를 수 있는 이치와 같다. 부러지지 않고 원래대로 돌아오는 장대의 탄력성 같이 사람 마음에는 회복 탄력성이 있다.


지난 1년 간 2번의 슬럼프(?)가 있었다. 둘 다 책쓰기와 관련됐다. 책에 모든 것이 걸렸다는 마음으로 썼기 때문이다. 우선 그 책에 직장에서 독립하기까지 반평생 해온 직업 고민과 해법을 고스란히 담고자 했다. 또 앞으로 할 1인 기업 활동의 밑바탕도 그 책이었다. 새로운 직업 세계로 열린 탈출구이자 미래의 생존 도구였던 셈이다. 그랬기에 출판 좌절로 겪은 상실감이 컸다. 성취 지향적인 자세는 추진력을 높이지만 한편으로 부작용도 있다. '모 아니면 도'식으로 한 가지 일에 너무 매달릴 때 특히 그렇다. 실패 시 다른 모든 것도 올 스톱할 만큼 무기력감이 커진다. 이 반대는 향상 지향적 자세다. 결과에 너무 연연하기보다 열심히 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둔다. 당장 의욕과 열심이 폭발할 듯 넘치지는 않지만 꾸준히 목표를 향해 정진한다. 눈 앞의 목표가 좌절되더라도 실패에서 배우고 또 다른 방법을 찾는다. 훌훌 털고 일어나며 실패 상황에서도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묵묵히 수행해 나간다. 전자는 도전적, 후자는 안정적 성향에 가깝다. 이 두 가지 방식을 적절히 섞어 구사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너무 안정적인 경우도 자칫 일하는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첫 번째 출판사 투고 실패 후에는 차분히 자신을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독서 등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다시 의욕이 차오를 때까지 기다렸다. 이때 갑자기 이전에 잊고 있던 브런치 작가 활동이 떠올랐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다시 작가를 신청해 승인받았다. 이후 글쓰기 활동을 재개해 1-2달을 또 열심히 달렸다. 두 번째 짧은 휴지기는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에서 미끄러지고, 출판사 2차 투고까지 별 반응이 없으면서부터였다.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계획을 짜긴 했지만, 바둑 등에 빠져 식은 마음을 달랬다. 이때 다시 일어설 의지를 복돋운 것은 성경 말씀이었다.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잠언24:16)." 유사한 뜻으로 7전 8기라는 사자성어도 있다.


혼자 꾸준히 일하기 위해서는 자기 회복력이 필요하다. 직장처럼 옆에 서로 지지하고 다시 일으켜줄 사람이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같이 의지할 동료 등을 만들어두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일어서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먼저다. 오뚝이처럼 매번 넘어져도 똑같이 일어설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오뚝이의 원리는 중심에 무거운 추가 붙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의 중심은 무엇인가?" 또 "그 중심이 삶의 어떤 부분보다 더 비중이 있는가?" "삶 전체가 이 중심에서 떨어지지 않고 착 달라붙어있는가?" 오뚝이 같이 일어서려면 먼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오뚝이 생각법 3단계


오뚝이 생각법은 본질을 생각하고, 처음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 할일을 하는 것이다.


1단계(본질) : 본질은 인생의 최종 목적이며, 그것을 이루기 위한 1년 목표, 또 관련된 모든 하부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생각지 못한 상황이나 주변 장애물보다 본질적인 목표를 바라보는 것이다. 거친 풍랑이 이는 바다 한복판에서 흉흉한 바닷물을 쳐다보면 두려울 수밖에 없다. 곧 빠져들어 모든 것이 끝날 것 같은 침체를 겪는다. 이런 위기가 닥칠 때는 나아갈 방향, 그 폭풍 너머 목적지와 평온한 항구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인생의 중심이 바로 선 삶을 살 수 있다.


2단계(처음 마음) : 좌절로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면, 목표한 활동을 계획할 당시 가졌던 처음 마음을 불러내 보자. 그때 품었던 각오와 기쁨, 행복감 같은 것들이다. 생각과 의지는 감정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감정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행동하기 어렵다. 그래서 부정적인 마음을 압도할 긍정적인 감정을 더 크게 키워야 한다. 하부 활동, 1년 목표, 최종 목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때 마음을 떠올려보면 어떤 부정적인 감정도 극복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마음 중심의 무게를 키우는 방법이다.


3단계(지금 할일) : 마지막으로, 과거와 미래는 다 차단하고, 지금 이 순간 하기로 계획한 한 가지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다. 목표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주변 파도는 점점 잠잠해진다.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인식하고 과도한 불안감이 사라진다. 시간이 흘러 위기가 자연 소멸되기도 하고, 또 작은 행동들이 쌓여 목표를 향한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지금 이 시간 죽지만 않는다면, 목표를 이루는 것은 시간문제가 된다. 인생의 중심 목표에 달라붙어 어떤 상황에도 삶과 목적이 분리되지 않는다.


마음 못지않게 몸도 중요하다. 공병호 박사는 '다시 쓰는 자기경영노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의욕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근처에 산책로가 있다면 평소보다 빠르게 걸어보자. 러닝머신 위에서 걷는 것도 좋다. 일다 걷기 시작하면 점점 속도가 붙고 심장 박동 수가 빨라지면서 삶의 모든 것이 하나하나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이렇게 먼저 몸을 일으켜 세운 뒤 오뚝이 생각법으로 마음을 다스려보는 것도 좋겠다.


예상치 못한 상황, 부정적인 생각에 괴로울 때가 있는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위기가 찾아오면, 오뚝이 정신을 생각하자. "올해 목표와 처음 마음에 따라 어떤 상황에서도 지금 할일을 묵묵히 하겠다"라는 문장을 되뇌자. 자기 무의식 깊숙이 각인시키자. 그러면 외부 외협이 닥칠 때마다 오뚝이 생각 3종 세트가 자동 발사될 것이다. 오뚝이처럼 언제나 목표를 향해 홀로 일어설 수 있다.


갖은 역경을 딛고 원하는 삶을 일군 '빨간머리 앤'의 대사가 생각난다. 앤은 엉뚱하지만 낙천적 성격과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사랑스러운 존재였다.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는 거니까요!" 이런 긍정적인 마음 앞에 과연 어떤 고난과 좌절이 발붙일 수 있을까. 모든 실패는 정말 인생의 셀 수 없이 많은 새로운 길로 이끄는 신나는 모험의 시작인 것이다.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일들이 날마다 펼쳐지는 즐거운 상상을 하자. 거친 바다 저편에 기다리는 본향을 향해 오늘도 담대히 노를 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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