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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개국에 노마드 협업공간을

게스트하우스가 바꾼 하루#8_꿈

by 김윤섭

"세계를 바꾸는 위대한 일을 하고 싶다." 한 청년은 꿈꿨다. 이 가슴 뛰는 한 문장이 인생을 뒤바꿔 놓았다. 공고 출신 기술직을 외국어 전문가로, 글로벌 사업가로 만들었다. 청년은 고된 산업 현장에서 일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야간 대학에 진학했다. 졸업 후 좋은 회사도 팽개치고 유학을 떠났다. 고향에 돌아와서는 국제교류 기관에 재취업했다. 황당해 보이던 꿈은 더 이상 꿈이 아니었다. 일상이고 직업이 되었다. 10년이 넘게 30개가 훌쩍 넘는 국가와 도시를 품고 국제협력 활동을 펼쳤다. 비즈니스, 문화예술, 청소년, 정치외교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새로운 사업을 발굴했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는 여전히 부족했다. 최종 목적이 세계를 경영하는 영적 기업가였기 때문이다.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글로벌 CEO, 100여 개국에 기업체를 설립해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네트워크 운영하는 것이었다.


게스트하우스가 잠들어가던 꿈을 다시 깨웠다. 어느 날 지역 재개발 현장 임장 때였다. 영업 중단 후 근 1년 가까이 방치된 게스트하우스 하나를 발견했다. 게스트하우스가 있던 곳은 지역의 대표적인 국제업무 지구 근처였다. 철도, 항만, 도심 도로 등이 연결된 교통 요충지로, 국제교류, 해양문화관광, 비즈니스 등의 복합 개발지로 떠오르는 곳이었다. 미래 유라시아와 환태평양 지역을 잇는 우리나라의 핵심 관문으로 성장 잠재력이 컸다. 당시 다니던 회사 자체 건물 후보지로도 꼽히고, 늘 관심을 두던 지역이었다. 회사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도 이런 곳에 빌딩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러던 중 현장에 직접 나가 둘러보게 됐다. 간 김에 게스트하우스도 몇 군데 들렀다. 당장 빌딩을 살 수는 없지만 게스트하우스 공간을 운영하면서 건물주 같은 유사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런 게스트하우스를 해외에 세우면 세계 100개국에 사업체를 가진 글로벌 CEO가 되는 것은 금방일 것 같았다. 그동안 생각만 하던 꿈을 현실로 이루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였다.


폐업한 게스트하우스 문에 붙어있던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다. 임대료나 시설 현황, 운영 수입 등 이것저것 물었다. 위치에 비해 생각보다 임대료도 비싸지 않았다. 조금만 꾸미고 투자하면 해볼 만하겠다 싶었다. 이전부터 해오던 국제교류 사업 경험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마침 명칭도 게스트하우스코리아라 게스트하우스코리아 상하이, 후쿠오카, 블라디보스토크, 호찌민, 밴쿠버, 샌프란시스코 등 해외 도시 이름만 붙이면 글로벌 체인망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당시 직장인이었다는 것이다. 시간이나 여러 가지 걸리는 것이 많았다.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현실 문제 때문에 접어두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 후 한 3개월이 지났을까. 마침 가족에 새로운 추가 수입원이 필요했다. 이때 그 게스트하우스가 떠올랐고, 가족 모두 힘을 합쳐 시설을 인수했다. 다시 전화해보니 여전히 공실로 나가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게스트하우스와 미워도 뗄 수 없는(?) 질긴 인연이 시작되었다.


인생에서 가끔 승부수가 필요하다. 지극히 안정적이라 돌다리도 수십 번 두드리고 굴려보는 성향일지라도 그렇다. 근본적인 변화는 결국 어느 시점에 가면 모험을 수반한다. 청년 때 엔지니어에서 외국어 전문가로 경력을 전환할 때도 그랬다. 회사 생활과 야간 대학을 병행하다가 마지막에는 이전 직장에서 번 돈, 경력, 좋은 직장 자체도 다 정리해 유학이라는 모험 길에 올랐다. 게스트하우스도 마찬가지였다. 이제껏 모아둔 모든 자금과 가족의 힘을 다 쏟아부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좋은 직장을 결과적으로 떠나게 됐다. 게스트하우스를 질러 놓고 보니 직장 생활 중에도 내내 마음이 쓰였기 때문이다. 인생 2막을 앞두고, 꿈에 그리던 글로벌 CEO, 사업가가 되기 위한 모험을 감행했다. 언젠가 꼭 한번은 넘어야 할 일이었다. 작은 행동은 큰 변화, 때론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승부를 가져온다.


"오늘도 나는 꿈을 꾼다. 세계 자유여행객이 몰려오는 곳, 돈으로, 경험으로, 꿈으로, 시간으로, 물품으로, 뭐든 가지고 있는 것으로 요금을 내고 마음껏 머물 수 있는 곳. 중단기 숙박, 문화카페, 교육장, 협업공간, 아르바이트 등 여행과 교류, 일 등이 복합된 글로벌 노마드 협업공간. 여러 나라 친구들을 한 곳에서 사귀고, 해외 물품과 서비스가 온디맨드로 연결되며, 세계에서 들어온 사람 정보와 경험이 축적되어 새로운 비즈니스와 직업, 가치 혁신이 일어나는 곳. 바로 세계 곳곳의 게스트하우스가 동일한 서비스로 연결된 국제 여행숙박자 네트워크가 그것이다. 전 세계 글로벌 노마드들이 협력해 세계 차원의 영향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 민간 국제 네트워크의 중심에 우리 게스트하우스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게스트하우스코리아의 꿈 중


꿈으로 가는 여정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항구 바닥 깊숙이 박혔던 닻을 끌어올리고 세계로 끝없이 펼쳐진 저 푸른 바다를 향해 배를 띄운다. 함께할 크루, 드림 팀 모집에 나선다. 드림 팀이란 게스트하우스의 꿈을 함께 이뤄갈 파트너 회원, 공동 운영진이다.


꿈 1. 세계 100여 개 자매 게스트하우스 구축 (향후 10년 내) : 해외 게스트하우스 자체 설립 또는 파트너십을 통한 제휴, 회원 해외여행 경험을 통한 현지 정보 공유 및 설립지 추천, 공동 프로젝트 개발, 추후 자매 게스트하우스 할인 이용 등


꿈 2. 외국인 여행자 초청 행사를 통한 국내 글로벌노마드 협업공간 조성 : 게스트하우스에 외국인 친구 초청해 국내 관심자 간 정보교류 및 협업 행사 개최 시 무료 동반숙박 혜택 제공 등


꿈 3. 게스트하우스 문화 활성화를 위한 자유여행 저변 확대 : 국내외 게스트하우스 연계 여행기 회원 간 공동 집필 프로젝트 운영, 글로벌노마드 협업 프로그램 개발 등


꿈꾸는 자가 온다. 세계를 바꿀 놀라운 일들을 기대하면서, 오늘도 꿈을 향한 모험을 재촉한다. 함께할 여행자들을 부르며 세상을 향해 속삭인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모험은,
당신이 꿈꾸는 삶을 사는 것이다.
- 오프라 윈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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