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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섭 Jan 16. 2022

40대 반퇴, 희망가가 되려면

다시 쓰는 40일 퇴사학교_반퇴시대

'어쩌다 희망 반퇴', 40대 초반 회사를 나오고 나서야 '반퇴'라는 말을 알았다. 반퇴는 퇴직을 했음에도 경제적 이유로 다시 일하는 걸 뜻한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퇴직 후 살날이 늘었다. 직장에서 최대한 버티다 60대 퇴직해도 20~30년은 더 산다. 혹시라도 100세까지 산다손 치면 40년이 남은 것이다. 마냥 손 놓고 놀기에는 기간이 너무 길다. 만족스러운 노후생활을 즐기기엔 모아둔 돈도 턱없이 부족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부부가 은퇴해 60세부터 100세까지 살 경우 12억 원의 노후자금이 필요하다. 월 생활비를 250만원으로 잡았을 때다. 노후 생활비 감소 추세를 반영해 이 금액을 60~70%로 낮춰 잡아도 8억은 더 든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다 합해도 이 금액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노후준비가 잘 안된 가구는 10가구 중 6가구에 달한다고 한다. 연금 받는 61~65세까지 소득이 끊어지는 은퇴 크레바스까지 고려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평생현역으로 일과 소득을 다 잡을 수 있는 인생 2모작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요즘 '젊어서 퇴사'는 어쩌면 일상적인 일이다. 보통 직장인은 두세 번 이직한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오늘날 이직은 직장생활의 연장선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자신을 '희망 반퇴자'라고 부른다.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탈직장인으로,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회사를 나와 진짜 원하던 삶을 살기로 했다. 희망 반퇴자에게는 희망퇴직 때 주는 몇 년치 연봉이나 위로금 같은 보상은 없다. 자기 발로 스스로 회사를 나왔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에게 주는 작은 휴식과 새로운 일에 도전할 무한한 자유가 있을 뿐이다. 이렇게 인생 2막 을 위해 살기로 했다. "30대는 회사를 위해 살았고, 40대는 국가와 시민을 위해 살았으며, 이제 50대는 내 가족을 위해 살고자 한다!"라고 퇴직 후 바꾼 지인의 카톡 메시지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퇴직자들이 가장 오래 일한 직장에서 그만두는 평균 연령은 49세라고 한다. 그만둔 이유는 사업부진, 조업중단, 휴폐업이 33%였다. 그다음으로는 건강 문제가 18.8%였다. 절반 이상이 원하지 않는 은퇴를 한 것이다. 은퇴 후에도 다시 일을 시작하거나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년 전과 비교해서도 평균 근속기간(15년 5.7개월->15년 2.1개월)과 그만둘 당시 평균 연령(49.4세->49.3세)은 계속 줄고 있다.  장래 근로 희망자 비율은 3%나 늘었다(64.9->68.1%). 이들이 희망하는 근로 상한 연령은 73세였다. 그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이라는 답변이 58.8%로 가장 많았다. 희망 월평균 임금은 150~200만 원 미만으로 재취업 이전 임금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대부분의 퇴직자가 준비 안된 은퇴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나의 은퇴 시기도 이런 경우다. 퇴직할 당시 나이는 44세였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조기 취업 걸 감안하면 실제 퇴직 연령은 49세인 셈이다. 5년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직장 안에서는 얼마나 만족스러운가? 월간리쿠르트의 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은 현재 직장에 불만족하고 8명은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불만족 이유는 연봉 38.8%, 직장상사 29.2%, 업무 28.7%, 복지제도 24.4%, 근무환경 19.3%였다. 이런 상황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왜 일하는가'를 쓴 배리 슈워츠 교수는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2013년 전 세계 189개 국가 250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인 만족도 결과를 소개했다. 여기서 자신의 일을 좋아하며 열중하는 근로자보다 아주 해이한 근로자가 두 배는 더 많다고 했다. 또 142개 국가 23만 명을 조사한 갤럽 자료에서는 전체 직장인 중 단 13%만이 자신의 일에 몰두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63%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직장인은 멍하니 하루를 보내고 나머지는 아주 해이하게 일한다고 했다. 거의 90%에 달하는 전 세계 직장인 가운데 일에서 성취감 보다 좌절감을 느끼는 이들이 더 많은 것이다.


이렇게 대다수의 직장인 근무 조건, 내적 성취감 등에서 불만족을 겪는다. 문제는 이 불만족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이다. 직장 은퇴 시까지만 참으면 이 모든 직업 문제가 해결되는가? 평생 자신이 한 일에 후회 없이 살 수 있겠는가? 현재 직장생활이 개선의 여지가 있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인가?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아니라면 큰 일이다. 준비 안된 은퇴만을 기다리며 불안하게 사는 건 어떤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작은 시한폭탄을 안은 채 살아가는 격이다. 현실을 핑계로 자신과 가족의 소중한 미래를 방치하는 셈이다.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담대한 은퇴 전략이 필요하다. 은퇴 전략의 핵심은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은퇴 방법을 선택해 하루하루 실천하는 것이다. 작은 실천이 쌓여 인생의 큰 변화를 만든다. 은퇴 준비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평균 49세가 가장 오래 일한 직장을 나오는 시기니까 50대까지는 은퇴계획을 마무리해야 한다. 보통 은퇴계획은 이전 직장생활을 중심으로 짠다. 대부분이 이전 직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예상 소득도 30~40% 이상 낮춰 잡는다. 불만족스러웠던 이전 직장생활을 만회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인생 2막 역전을 위해서는 그보다 이른 30대 중후반에는 본격적으로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 1만 시간의 법칙에 따르면 다른 인생을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하루 2~3시간, 10년이 필요하다. 8시간 풀타임으로 준비해도 3년은 족히 걸린다. 40대에는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래야 인생 2막에선 진정한 희망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진짜 원하는 인생을 향한 흔들림 없는 경주를 이어갈 수 있다.

김윤섭 소속 창직세계 직업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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