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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섭 Nov 02. 2019

퇴사와 비전의 상관관계

다시 쓰는 40일 퇴사학교_비전(1)

이 글은 퇴사 3주년을 맞아 이전 글을 돌아보고, 수정 또는 편집해 재발행한 것입니다.


직장인은 언제 퇴사 충동을 가장 느낄까? 올해 한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사표 충동을 경험했고, 가장 큰 이유는 회사에 비전이 없다고 느껴질 때였다고 했다. 내 주위만 해도 이런 사람들이 꽤 있었다. 몇 년 전 다른 설문도 비슷했다. 회사를 떠난 진짜 이유 1위는 "나의 미래 비전이 낮아 보인다"는 것이었다.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해 보인다는 건 그 뒤를 이어 3위였다. 이렇듯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 퇴사와 비전은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내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회사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더 이상 직장이 평생 밥 먹여주지 못한다는 건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이제 내 평생을 책임질 비전은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암담한 비전 부재의 시대다. 그렇다면 비전은 어디에 있는가? 소위 요즘 말하는 철밥통 공무원이나 공기업, 보수 좋은 대기업에만 가면 비전이 있는 것인가? 근 20년 가까이 대기업, 공공기관, 공무원 직장인들과 함께 일해본 바로는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이 좋은 직장에서도 적성, 승진, 실적, 명예퇴직, 인간관계 등으로 고민하고 퇴사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직장의 비전이 내 비전일까? 회사에 무작정 자신을 맞추기만 한다고 오래갈 수 있을까? 나이가 들어 쇠퇴하거나 회사의 필요를 더 이상 충족시켜주지 못하면 내쳐지기 십상이다. 내 온 힘을 쏟아 이룬 회사의 성공이 꼭 나의 성공이 되리란 보장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전은 내 안에서 나와야 한다. 내 안에서 샘물처럼 솟아나는 진정한 비전만이 내 삶을 만족케 한다. 내 평생 직업 여정을 이끌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회사에서 할 수는 없다. 회사가 나를 고용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회사의 비전이고 경영목표이다. 그래서 직장인 비전 설정의 핵심은 내 안의 비전과 직장의 비전이 일치하는 지점을 찾는 것이다. 이렇게 내적, 외적 비전의 조화를 찾아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미래가 있는 직장인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회사의 비전이 좀 부족하고 일이 힘들어도 괜찮다. 나의 비전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참을 수 있다. 반대로 내 비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돈 많고 조건 좋은 직장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인생은 짧고 언젠가 직장을 나오게 되면 내 비전만 바라보고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퇴사 고민보다 하루속히 나만의 비전을 찾는 게 먼저다. 비전이 명확하다면 언제 퇴사할지는 문제가 아니다. 회사 안에서도, 회사를 나가서도 비전을 향해 날마다 전진하는 삶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런 비전이 없다면 아무리 퇴사해도 소용없다. 회사 안에서 하던 방황을 회사 밖에서 반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직장 저 직장 정처 없이 떠도는 방랑자 직장인이 될 뿐이다. 회사 안에서 방황하면 월급이라도 받지만 회사 밖에서는 까딱 잘못하면 굶어 죽는다. 회사에 비전이 없다는 말은 잠깐 접어두자. 대신 내 안에 평생을 걸만한 비전이 있는지 살펴보자. 그 비전이 어떤 상황과 위기에서도 변치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제 삶과 일의 궁극적 목적을 이루는 건 시간문제다. 당장 직장을 그만둬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직장생활을 더 해도 괜찮다. 비전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비전이 회사를 압도하는 순간 퇴사하면 된다. 회사에서 얻는 수입이나 가치 보다 내 비전이 더 소중하고 커질 때가 직장에서 독립할 적기이다. 그럼 밥은? 비전이 먹여준다. 물론 미래를 현실로 너끈히 만들만한 강력한 비전이 있다는 전제 하에서다. 지금 당신의 비전은 어떤가?

© Wokandapix, 출처 Pixabay


비전(vision)이란 '본다'라는 뜻의 라틴어 '비오(video)'에서 유래된 단어다. 사전적으로 내다보이는 장래의 상황, 이상, 전망, 미래상, 예지력 등의 뜻을 가진다.  본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비전은 얼마나 가까이서 생생하게 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5년, 10년, 20년 뒤 내가 나아갈 바람직한 모습과 방향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보자.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어 뭘 하고 있는지 보이는가? 그 비전이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낄 수 있을 만큼 생생한가? 비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고 힘이 나는가?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되었다. 분명한 비전을 가진 것이다. 아니라면 이제부터 비전을 만들고 키워가면 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켄 블리차드는 '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에서 "비전은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로 가고 있으며, 무엇이 그 여정을 인도할지 아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써서 유명해진 고 구본형 선생은 "비전은 이해 관계자 모두가 쉽게 그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어야 하며, 그 모습의 아름다움 때문에 마음이 설레야 한다"라고 했다. 비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미래를 창조하고 오늘을 바꾸는 실제적인 힘이기 때문이다. 모든 역사가 비전에서 시작되고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전은 인생의 종착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 내가 왜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으며 이걸 통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규정한다. 비전은 실제처럼 생생하게 상상하고 간절히 원하면 현실로 이뤄진다는 긍정적 자기 암시와도 그 결을 같이 한다.


비전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단골 메뉴가 있다. 예일대 졸업생 3%의 성공 비결이다. 1953년 미국의 명문 예일대 졸업생을 대상으로 '20년 후의 목표' 조사 연구가 있었다. 인생 목표를 종이에 적어두고 구체적인 달성 계획을 세웠는지 묻는 내용이었다. 졸업생 중 3%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다른 10%는 목표가 있었지만 종이에 기록하지 않았고, 나머지 60% 간단한 목표만 가지고 있었다. 그 외 27%는 아예 목표가 없다고 했다. 22년 후 그 결과를 보니 목표를 적어서 가지고 다녔던 3%의 학생들은 사회 최상위 지도층이 되어 있었다. 돈도 나머지 97% 보다 더 많이 벌고 있었다. 이 목표가 바로 비전 같은 것이다. 비전은 인생의 최종 목표에 기간별 중간 목표, 세부 실행계획 등이 종합된 형태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 예화야말로 명문화된 비전과 목표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이 연구 조사의 근거가 허위라는 말도 있지만 명확한 비전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사례는 이외에도 무수히 많다. 성공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나폴레옹 힐도 비슷한 연구를 했다. 14년 동안 16,000명의 개인을 분석했는데 원하는 일을 하면서 성공적으로 사는 5%는 명확한 목표와 계획이 있었다. 실패자로 분류된 나머지 95%에게는 인생의 중점 목표가 없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나 사업기획 실무, 코칭이나 NLP 등 많은 자기계발 이론에서도 성과를 얻기 위해 명확한 비전과 목표 설정을 무엇보다 중요시한다. 좋은 집을 짓기 위해서는 먼저 설계도가 필요하다. 금메달을 딴 양궁선수가 화살을 쏠 목표와 경로 등을 떠올리며 끝없이 이미지 트레이닝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같은 빛이라도 돋보기로 집중하면 목표물을 단번에 태울 수 있다.


꿈은 크게 가지라고 한다. 평생에 이룰 과업이기 때문이다. 꿈의 크기가 사람의 그릇을 좌우한다. 큰 꿈은 세상의 작은 이익과 문제들을 초월하게 한다. 궁극의 행복과 성취를 생각하며 지금 이 순간 참을 힘을 준다. 꿈은 진실해야 한다. 허황된 꿈은 오래가지 않는다. 장밋빛 미래를 상상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쉽게 지치고 좌절한다. 꿈이 오히려 도피처가 된다. 삶에 위기가 올 때마다 바뀌고 흔들리는 꿈은 이미 꿈이 아니다. 꿈은 삶의 성취를 통해 매 순간 증명되어야 한다. 꿈에 이르는 길을 찾고 현실적인 장애물들을 극복해나가야 한다. 이런 크고 작은 성취가 쌓여 막연한 꿈은 분명한 비전이 된다. 꿈은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스스로 둥지를 틀고 자란다. 단순한 목표가 꿈이 되고 비전을 이룬다. 꿈은 내 간절한 소망과 눈물을 먹고 자란다.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하늘의 선물이다. 평생 품고 키워갈 꿈과 비전이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행복자이고 성공자다. 


        

김윤섭 소속창직세계 직업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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