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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VS 게스트하우스, 홍보 난이도는?

게스트하우스가 바꾼 하루#5- 홍보

by 김윤섭

홍보는 직업인의 평생 숙명일까? 이전에 홍보 업무로 팀원 한 명을 잃었다. 공공기관 홍보담당 부서장을 겸할 때였다. 당시 회사 대표는 "홍보가 업무의 다"라고 강조했다. 신입 직원도 뽑고 홍보에 열을 냈다. 홈페이지도 개편하고 대대적인 업무 쇄신을 원했다. 직원 모두가 홍보 콘텐츠 PD가 되어야 할 판이었다. 모든 대외 사업을 영상 등으로 남겨 DB화 하는 것도 과제였다. 업무 담당자들은 일도 바쁜데 부담이 더 늘었다. 시의회 등 감독 기관도 홍보 문제를 자주 지적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기관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사적인 새 홍보 정책을 짜야했다. 도시 전체를 아우를 파급력 있는 홍보 전략이 필요했다. 직원 모두가 각자 따로 하던 홍보 방식과 틀도 맞춰야 했다. 신입 직원과 통상적인 홍보 일만 맡아보던 부서에서 감당하기 벅찼다. 결국 새로 들어온 직원은 반년도 채 안돼 떨어져 나갔다. 홍보 업무의 치명성을 절감했다.


공공기관 입사 초기 홍보 실무는 비교적 무난했다. 각 사업 담당자들이 홍보도 직접 했다. 기관 설립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리가 잡히자 홍보가 점차 수월해졌다. 여러 사업을 하면서 고객 풀이 많이 쌓였고, 사업 간 시너지도 났다. 공공기관이었던 만큼 공신력도 높았다. 사업 참가비가 거의 무료인 덕도 봤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홍보는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 사업 컨셉만 잘 잡으면 참여자들이 모였다. 주로 하는 일은 언론 보도자료 배포, 유관기관 협조공문, 자체 홈페이지나 SNS 게시 등이었다. 여기다 담당자들은 홍보매체 운영, 정기 간행물 발행, 홍보물과 성과집 제작 등을 했다. 사실 기관의 사업 자체가 대부분 홍보성 행사였다. 국제 관계나 시민 모임, 교육 사업이 많았다. 자체 홍보 외에 서포터즈 운영, 타 기관 협업, 전문업체 위탁 등도 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할 때는 언론 인터뷰, 특별 취재 요청, 사회공헌 캠페인 등도 전개했다. 큰돈 들이는 방송 광고 외 거의 대부분의 홍보 업무를 취급했다.


홍보 일은 직장 밖까지 따라왔다. 가족과 함께 숙박업소를 시작할 때였다. "게스트하우스는 인터넷 홍보 싸움이다"라고 누가 말했다. 순간 홍보와 시름하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아... 어디 가나 홍보는 피할 수 없구나." 직장에서와 다른 점은 이 홍보 전쟁의 최일선은 나라는 것이다. 다른 가족 중 홍보할만한 사람은 없었다. 그렇다고 시킬 팀원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총알받이가 되든 홍보를 엎어치든 끝장 볼 때가 온 것이다.


게스트하우스 홍보는 철저한 실전 싸움이다. 폼 잡고 우아할 여지는 적다. 포스팅 하나, 사진 한 장도 손님 한 명 더 끄는 게 중요하다. 공공기관의 홍보 치트키인 '이미지 제고', '발전 기여' 등의 미사여구는 별반 소용이 없다. 핫한 장소임을 알리는 단체파티 사진, 리얼한 고객 후기, 맛집 추천 등 인터넷 상단에 뜰만한 화제성이 우선이다. 제대로 하려면 업무량도 어마어마하다. 모든 홍보 채널 개설부터, 시도 때도 없는 고객과의 접점 유지, 꾸준한 포스팅까지 직접 다 해야 한다. SNS가 체질이거나 관계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정보 하나하나에 효용을 담아 처음부터 만들어가야 한다. 공공기관처럼 자체 인지도나 공신력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맨땅에 헤딩하기다. 물론 전문 업체에 맡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비용도 그렇지만 일관된 홍보 정체성을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public-relations-word-cloud.jpg 출처 : blog.naver.com/ezoutdoor


게스트하우스 홍보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보 이벤트와 예약 채널이다.


정보 이벤트

자체 인터넷, 모바일용 공식 홈페이지 개설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 운영

네이버 키워드, 구글, 페이스북, 매체 광고, 대행사 위탁 등

할인 쿠폰, 전단지, 입간판, 체험단 운영 등 오프라인 홍보

기타 행사 이벤트, 코레일 내일로, 단체 협약 등 제휴 할인


예약 채널

네이버 숙박, 여기어때, 야놀자 등 필수 국내채널 등록

에어비앤비, 부킹닷컴, 아고다, 호텔스닷컴, 호스텔월드 등 해외채널 등록

쿠팡, 티몬 등 할인 이벤트나 여행 관련 사이트 추가

온다 등 예약채널 통합 관리용 채널매니저 활용

협력 단체나 커뮤니티를 통한 중개 판매 등


이처럼 홍보 수단과 범위는 방대하다. 전담 직원이 하루 종일 붙어 이것만 해도 될까 말까다.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다 보면 지칠 수밖에 없다. 이전 신입 직원처럼 나가떨어질 지경이다. 몸이 몇 개라도 모자란다. 판을 바꾸는 홍보를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마음 맞는 사람을 모아 함께하는 것이다. 공동 운영진, 협력 사업자, 홍보 파트너 영입 등이 그 방법이다. 방문 고객을 영업 파트너로 끌어안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손바닥 하나로는 소리를 낼 수 없다"는 뜻이다. 혼자 힘으로 어떤 일도 이룰 수 없음을 홍보 격무에서 절실히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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