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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씨걸 May 06. 2022

코로나 원천봉쇄, 6주간의 이별

이런 시절도 있었단 말이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향으로 인해 헬스장과 같은 실내 다중이용시설 집합 금지가 2020년 12월부터 6주간 계속되고 있었다. (현시점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2022년 5월이라 까마득한 옛날 일이지만 그런 시절도 있었다. 저 시절 확진자는 무려 300~400명이었다는 사실..) 아침, 저녁으로 틈만 나면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는 사람에게 -운동에 맛 들인 사람에게-  헬스장을 6주가 가지 말라는 정부의 명령은 꽤나 처참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인가?


처음 집합 금지 명령이 떨어졌을 때 이 사태가 언제쯤 종료될지 알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당분간 코로나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세를 보일 것이고 정부는 한번 내린 결정을 쉽게 무를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운동이란 나와는 도저히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에 헬스장을 6주 동안 못 간다는 건 청천벽력같이 들렸지만 나름의 돌파구를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집에서도 나 혼자 할 수 있는 홈트 루틴'을 짜 줄 수 있는지 선생님에게 정중하게 요청을 했다.


"회원님, 집에 운동 도구나 기구 뭐뭐 있어요?"
"실내용 사이클 1대, 밴드, 덤벨 1 / 1.5 / 4kg 있어요!"
"매트는 있죠?"
"네."


오케이, 접-수! 선생님은 우리 집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파악하고 한참 뒤 운동 루틴 표를 보내왔다.


이 표는 삭제하질 못하겠다..


'아니, 이걸 이렇게까지 해준다고?'


생각보다 많은 양에 한번 놀라고, 선생님이 고민해서 보낸 흔적이 느껴져서 두 번 놀랐다. 그래서였을까. '꼭 이대로 하고 만다!'는 의지가 활활 불타올랐다. 특히 연말연시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나 신정 연휴 동안 많이 먹게 될 것을 대비해서라도 운동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다.



평소 아침-점심-저녁 삼시세끼 식단을 선생님에게 꼬박 보내기도 했다. 다이어트가 감량기로 한참 순항 중일 때는 흐름이 끊기면 확 무너져 버릴 수 있어서 선생님이 체크해주기로 했다. 6주를 보지 못했지만, 어찌 보면 늘 그의 감시망 아래 있던 셈. 대신에 스스로도 다이어트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먹어도 괜찮은 종류의 음식을 늘려가면서 다양한 식단을 시도해보기도 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헬 씨걸의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 식단을 꾸준히 기록하고 공유하면서 헬씨 라이프가 점점 더 재미있어졌다.


곧 피트니스 700일인데 이때 200일도 안되었다니.


물론 헬스장에 가서 하는 것만큼의 열정으로 홈트레이닝을 해내기는 어려웠지만 나름의 꾸준한 노력으로 성과는 있었다.


1.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하는 습관을 들이게 된 것!
2.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 식단을 확장하게 된 것!
3. 실제로 감량이 쭉쭉 되고 있었다!


다이어트 1번 목표는 "몇 kg 감량!" 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바꾸는 것이었기 때문에 혼자서 운동하는 습관과 건강한 음식을 먹는 습관 모두를 다 이뤄낸 것으로 너무 만족스럽다. 그리고 그 결과는? 휴관 4주 차, 다이어트 206일째까지 총 26kg을 감량했다. 몇 kg을 감량했다고 말하는 것이 이전에 얼마나 내 몸을 방치했는가를 말해주는 것만 같아서 입 밖으로 꺼내기가 조심스러웠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전의 내가 그러했지만 지금의 나는 그렇지 않으니까.


휴관 4주째의 눈바디


*2022년 5월 현재는 다시 다이어트 준비 중.................... (과연 나는 언제까지 다이어트를 준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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