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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술희 Sep 12. 2022

9월의 편지

안녕하세요. 친구 여러분. 수지예요.


추석 명절, 다들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연휴 첫날부터 시간을 쪼개어 사랑하는 친구들과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 날인 오늘, 이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저를 표현하는 언어들에 대해 관심이 많고, 인상적이었던 말은 꼭 수집해두는데요. 최근엔 이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수지는 누구보다 도움이 필요할 땐 잘 요청할 줄 알고, 처음엔 낯을 가려서 진입장벽이 좀 높을 수 있지만 친해지면 엄청 투명해. 열심히 살고 커리어우먼처럼 보이는 것도 정말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라서, 투명해서 그래."

타인이 저에 대한 말을 늘어놓을 때, 당황을 하면 저는 늘 "저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농담을 하곤 하는데요. 이 날도 마찬가지로 저를 들킨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저 말은 할 수가 없었어요. 사실 제대로 봤거든요. 그리고 저는 숨기지 못하거든요. 숨길 생각도 없고요. 그래서 결국엔 오늘도 제 마음을 숨길 수 없어서 이 편지를 쓴다~ 이 말입니다.

저의 친구분들이라면, 제가 종종 뉴스레터를  통해 저의 소식과 포부, 감사한 마음 그리고 기도제목을 강제로(?) 전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실 텐데요. 가끔씩 "요즘은 왜 편지 안 줘?"라고 물어봐주시는 친구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전하는 이야기들이 친구들에게 기쁜 소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편지를 처음 받아보시는 분이 있다면, 그냥.. 읽으시면 됩니다!)


[ 신규 소식 ]


1. 이직을 했습니다.

길고 긴 시간을 지나 드디어 이직을 했습니다. 6월의 어느 날 새벽 4시에 잠이 깨 핸드폰을 열어봤더니 "김수지 님께 입사 제안을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이 한 통 와 있더군요. 이불을 뒤집어쓴 채로 눈물을 펑펑 흘리며 엄마에게 전화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울면서 새벽에 전화를 건 딸내미의 목소리에 놀란 엄마가 "무슨 일이야!" 했을 때, "엄마, 나 오래. 회사에서.." 한마디에 다 같이 크엉.. 현재는 입사 제안 메일을 보낸 그 회사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로 세 달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월급을 벌써 두 번이나 받다니, 시간이 정말 빠릅니다. 그동안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저의 기쁜 일, 슬픈 일에 함께 웃고 울어준 친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삼성역이나 봉은사역에 오시면 저를 만날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suzique2022


2. 반려 휴먼과는 잘 살고 있습니다.

반려 휴먼의 안부를 물어봐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동생은 어느 때보다 성실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해내고 있고 저는 그런 동생이 대견하기도 안쓰럽기도 하지만 결론은 응원하고 있다는 ! 라이프스타일이 워낙에 다른지라 같이 보내는 시간은 않지만 필요할  깊은 대화를 나누며 우애를 다지고 있습니다. 늦은 밤에 집에 들어갈  언제 들어오는지 물어봐주는 사람  명이 같이 산다는 , 생각보다 정말 많은 의지가 되더라고요!


3. 저의 건강은..

최근에는 그래도 6시간을 깨지 않고 스트레이트로 잘 수 있는 날이 꽤 많아졌습니다. 덕분에 아침에 일어날 때 꽤 가볍게 일어날 수 있게 되었는데요.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목과 등이 너무 아파서 일어나는 자체가 힘들 때가 많았는데, 얼마 전 반려 휴먼이 매트리스를 생일 선물로 바꿔준 덕에 그 통증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커피도 하루에 한 잔으로 줄이면서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고질적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저의 수면시간을 틈틈이 체크해주는 친구들 늘 감사합니다.

왼쪽 고관절과 허리 통증, 족저근막염 증상 때문에 도수치료도 계속 받고 있습니다. 이전에 비하면 통증이 많이 사라진 편이지만, 완전히 낫지는 않아서 한동안 웨이트 트레이닝도 못하고 있었는데요. 역시 운동을 못하면 활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흑.



[최근의 생각]


1. 받는 연습을 하자.

9월 초에 제 생일이었는데요. 저에게 있어 생일은 일 년 중 가장 어려운 날인 것 같아요. K-장녀로 산지 20여 년에 고등학교, 대학교도 1년 늦게 들어간 저는 항상 리더십 포지션으로 지낸 적이 많아서인지 받는 것보단 주는 쪽이 더 익숙해있어요. 그래서 생일이 될 때마다 관심 집중이 되는 것, 누군가 나를 위해 돈을 쓰는 일들이 부담으로 느껴지고 갚아야 할 것만 같은 마음이 늘 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받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베풀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더라고요. 그러니 누가 내게 고마움을 전할 땐 저도 잘 받아보기로, 감사를 표현하기로 마음이 먹어지더라고요. 나는 나대로 지금까지 했던 대로 사랑을 주면 되고요.


*제 마음을 돌이켜 준 친구들 감사합니다. 약간 늦은 감이 있지만 메시지로, 기도로, 언어로 제 생일을 축하해주신 모든 친구들 너무 감사합니다.


여러 의미로 이번 생일은 정말 특별했어요.


2. 내가 해야 할 일은?

최근 저의 고민은, '인생의 중요한 문제가 걷히고 다음 떠오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였어요. '사람 마음이라는 게 제일 내 뜻처럼 안되는데 난 도대체 뭘 어째야 하지?' 같은 고민이랄까요. 7.8월 내내 이런 고민 때문에 주변을 제대로 보지 못했었는데, 얼마 전에 확실히 알아버린 거 있죠? 어떤 이벤트도 일어나지 않고, 인생에 답이 없어 보였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벤트는 일어나고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저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로 계속 가서 이야기를 하고, 친구가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들어 보기로 결정했어요. 생각해보면 그게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고 저는 언제나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었으니까요. (제가 예수님 좋아하는 거 아실 텐데요. 기독교 언어로 말하면, 은혜의 자리로 가서 복음을 말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나에게 또 스스로 복음을 전하고 같이 기도한다는 말을 저렇게 풀어서... 같은 말!)


이벤트를 확신하던 날 1,2



[남은 2022년은]


1.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 도전.. 을 하긴 할 건데요.

브런치에서는 매년 출판사와 협업해서 출판을 하는 프로젝트를 매년 진행하고 있는데요. 올해도 8월 마지막 주에 오픈이 돼서 10월 마지막 주까지 내는 공모전이 열렸습니다. 저도 물론 낼 거고요. 입상을 하면 제일 좋겠지만, 목표는 한 권을 다 마무리하는 거예요! 그래서 2022년 안에 독립출판으로라도 책을 꼭 내보는 경험을 해보는 게 올해 꼽은 딱 하나의 프로젝트입니다. 만약 제가 독립출판으로 책을 내게 된다면 여러 도움이 많이 필요할 텐데 도와주십시오 여러분!


2. 헬씨걸의 명성을 되찾아..

저는 "날씬할 때도 살이 쪄 있을 때도 다 내 몸이니까 사랑해야 해."라고 억지스럽게 말하는 것보다는 "지금보다 건강한 나의 몸, 날씬한 나의 몸이 더 좋아."라고 말하는 게 더 솔직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80살이 되어서도 웨이트 트레이닝하면서 덤벨을 번쩍번쩍 들고 싶고 윤여정 님처럼 청바지 입고 다니고 싶거든요. 작년처럼 바디 프로필을 다시 찍을 생각은 없지만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들고 제 방에 울고 있는 청바지들 주인 만나게 해 주는 게 제 목표입니다.

30대 여성이라면 반드시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거든요. 출산 계획이 있다면 더더욱이요. 여성의 몸에 대해 공부하고 노력하면서 즐겁게 해 보겠습니다.


https://brunch.co.kr/@suuuuuuzy/5



저의 소중한 친구가 추천해준 노래를 여러분께도 추천하며 편지를 마쳐볼까 합니다. 이런 가사가 있거든요.


https://youtu.be/hpkPcpPXvDQ


만약 우리 사는 동안 아픔이 없다면 단지 짧은 사람이 그리 의미가 있을까
나는 바람도 버티기 힘들곤 하지 그래도 괜찮아질 거야
만약 우리 사는 동안 슬픔이 없다면 스쳐가는 80년이 의미가 있을까
거리를 걷다가 철렁 엎드리곤 해도 그래도 괜찮아질 거야
<우리 사랑은> , 찰리 빈 웍스


다들 알잖아요. 이 말이 맞다는 거. 생각해보면 저도 그래요. 취업이 안돼도, 마음이 뜻처럼 잘 안돼도, 성공이나 관계가 나를 꼭 ** 하게 해주지 않는다는 걸. 그리고 그 시간은 반드시 켜켜이 쌓여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걸요. 그러니 내가 생각하는 대로 안되어도 괜찮다는 걸요.


지나온 세월 동안 여러 모양으로 저와 함께 해주신 분들께 늘 감사합니다. 저는 덕분에 ** 했어요.


연휴 마지막 날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어서 고맙습니다.

저의 편지는 늘 마지막에 이 멘트로 마무리하거든요.

우린 ** 해~~~


(댓글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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