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 모스크바에 사는 상호입니다.
안녕하세요. 상호입니다.
(흔히, '상코'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코'는 여러분 생각하시는 '코'가 맞습니다… 코가 커서 '상코'라고 불립니다.)
모스크바에는 작년 코로나를 뚫고 2월 27일 날 입국해서 어느덧 타지 생활한 지 2년 차가 되어 갑니다. 무역업에 종사한지는 3년 차로 현지에서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며 모스크바에서 제2의 삶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의 삶을 격려해주는 많은 친구들 중에서 수지는 저에게 특별한 친구입니다. 수지는 제가 서울의 셰어하우스에서 거주할 당시 입주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던 직원 중 한 명이었습니다. 몇 번의 모임에서 만난 이후로 친해졌고 함께한 시간이 그렇게 많다고 할 순 없지만 공통점이 많아 대화를 시작하면 시간이 순삭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통화를 피하고 있습니다(농담ㅎㅎㅎ)
어느 날, 수지가 재미있는 제안을 하더군요.
"서로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어보자"라고요.
일과 삶에 치여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 흔쾌히 좋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모스크바에 왔을 때부터 기록에 대한 갈증을 느꼈지만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아직 부족하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던 도중, 의욕도 잃던 도중이었습니다 (유튜브도 계획만 2년째 하고 있습니다…) 수지가 어렵게 기획하고 제안해준 만큼 러시아에서 사는 한국인이자 새내기 직장인의 삶에 대해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이 됩니다. 원고 시간을 지키지 못할까봐도 걱정이지만 그보다 저의 글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고정관념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섭니다. 오로지 저의 경험에 비추어 쓰는 글인 만큼 FACT를 제외하고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마음으로 편하게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꿈도 많고 욕심도 많은 성격에 깜냥도 안 되면서 부딪혀 봤던 과거의 다양한 경험들이 모이고 모여 현재 모스크바에 있게끔 하네요. 미래에 대해 초조하고 불안한 고민들로 20대의 수많은 밤이 스쳐 지나가는 밤입니다. 뭐, 사실 지금도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은 끝이 없지만 30대가 된 지금은 조금은 덤덤하게 고민과 삶의 무게를 견뎌내는 인내가 생긴 듯합니다. 수지와 교환일기 프로젝트로 인해 20대분들에게는 용기를, 30대 분들에게는 공감을, 40-50대분들에게는 재미를 선사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