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가족 즉흥 여행기
2년 전에 이미 여행해 본 발리지만
준비 과정이 여유롭지만는 않았다.
그동안 발리에 대한 기억을 잊기도 했고
갑자기 표를 끊게 되어서 일주일 만에 모든 것을 다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여행 준비와는 별개로도
출국 전, 냉장고도 비워야 하며 (장을 본 지 얼마 안 되어 재료들이 차 있었다.)
모든 빨래를 마치고 집을 정돈해야 하고 떠나는 날에 맞추어 쓰레기도 다 버려야 한다.
홍콩 경유지 숙소 예약, 숙소까지 가는 길과 방법 체크, 발리의 첫 숙소 예약, 발리 도착 후 공항 픽업 신청, 이심 신청 등등
준비를 해가면서도 꾸준히 집안 살림에 아이들도 케어해야 하고
당연히 나는 가족을 위한 밥도 해야 되니까..
홀로 배낭여행을 하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사전에 숙소를 예약하는 일은 없었다.
묵직하고도 든든한 가이드 북 한권을 들고 책 속 지도를 보고 직접 찾아간 숙소에서
do you have a room?을 꼭 물어보아야 했다.
직접 방을 둘러보고 묶을지 말지를 정할 수 있었고 머무는 동안 그곳이 마음에 들면 리셉션에서 원데이 모어, 쓰리데이 모어, 아이원트 스테이 원 윅스 모어..라고 편하게 연장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면 한 곳에서 한 달간 머물게 된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으로 사전예약을 하지 않으면 원하는 곳에 머물기도 힘들뿐더러, 예약 일수보다 더 묶고 싶어도 누군가 그 날짜에 예약을 했다면 얄짤없이 방을 빼야 한다. 그러니 숙소가 나에게 맞을지 어떨지 그 여행지가 마음에 들지도 모르는 채 사전에 계산하여 예약을 해야만 한다.
지금은 숙소에 대한 리뷰와 다양한 정보들로 예약하기가 훨씬 편리하지만 뭐가 더 좋냐라고 묻는다면 나는 낑낑대며 배낭을 메고 숙소를 찾아가 Do you have a room을 외치던 예전 스타일이 압도적으로 더 좋았다.
스마트 폰 없이 여행하던 시절
여행을 하다가 인터넷이 필요하면 인터넷 방에 들러 한글 자판으로 바꿔서 정보를 찾아 적고 가이드북을 정독하며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가며 여행하던 그 시절, 여행에서 스친 사람들과 주고받는 메일함과 메신저. 그 밀도 있던 안부와 반가운 연락들- 그 시절만이 가지고 있던 분명한 향수와 추억 로망이 있다.
지금은 데이터가 없으면
여행을 할 수 없다. 정말로 그런 시대가 되었다.
이제 다시는 절대로 그때로 돌아갈 수가 없을 것만 같다.
언젠가 다시
아날로그 여행을 해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