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 가족 발리 여행기
첫 도시 시데멘에서는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다음 우리가 향하는 곳은 발리 동부의 작은 바다마을 아메드이다.
아메드로 떠나는 날 아침, 아메드의 숙소에서 연결해 준 택시 기사님이 시데멘까지 오셨다.
사전에 인도네시아 돈으로 400k 금액에 예약을 했는데 기사님이 갑자기 다가와 600k, 500k이라며 금액을 높여 부른다.
"무슨 소리예요? 전 400k에 예약을 했는데."
택시 기사에게 호텔 주인과 나눈 메시지를 직접 보여 주었다. 하지만 문자를 보고도, 아니야.. 거기는 멀고 투아우어, 길이 구불구불...
아, 이분이 모르시는구나. 나는 절대 흥정의 대가(?)인데.. 지독한 흥정국들을 오래 여행한 노하우로 어딜 가나 사기나 손해를 당하는 일이 없었다..
아메드 숙소 주인에게 택시 기사가 다른 말을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나는 작게 no no no no no_를 외쳤다.
" 우리는 400k에 간다. 우리는 당신과 가지 않아도 된다. 그랩이나 고젝 금액도 400보다는 적다. 이건 적정 금액이다."
아저씨는 무어라 이야기하시더니 결국 쉽게 ok를 하시고 출발 준비를 하기 시작하셨다.
남편 말로는 내 표정이 절대로 틈이 없는 표정이었단다.
매번 흥정을 해야만 여행할 수 있었던, 인도나 각종 도시들을 여행할 때 나는 언제나 금액을 뻥튀기하고 떠보며 다가오는 사람들이 아닌 멀리서 적정금액을 말하는 양심적인 분을 찾았다. 그리고 늘 그분께는 감사의 금액을 더 드렸다. 사기를 치려고 다가오는 사람에겐 나도 선의를 베풀기가 어려웠다.
결국 아메드로 함께 가기로 한 기사님, 두 시간이 넘는다고 하셨지만, 한 시간 반 만에 아메드에 도착..!
운전 실력도 좋으시고 친절하셔서 이분께도 더 드리고 싶었지만 정말 잔돈이 없어서 더 드리지는 못했다. 팁을 더 드리는 것도 좋지만 너무 남발하다 보면, 그것이 당연시되어 당연한 듯 요구하거나 푸시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해서 조심스럽기도 하다.
amed!
- 아메드?
기사님이 가리킨 곳엔 파란 바다의 수평선이 보였다
아메드에 오자마자 이곳에서 오래 있겠구나 하는 느낌이 팍 왔다. (실제로 우리는 아메드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다. ) 1박에 6만 원 정도 하는 가성비의 숙소는 나쁘지 않았고 (실로 아주 훌륭했다) 위치도 아메드 해변으로 바로 이어지는 곳이었다. 도착하자마자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둘째는 그때까지 누워있다가 처음 일어나 과일 주스를 먹었다. 첫째는 숙소 수영장에 오후 2시 30분에 들어갔는데 밤 7시가 다 되어서 나왔다. 이곳에서부터 둘째는 토하지 않았고 끓여준 누룽지 미음을 조금 먹더니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급 기력을 회복하여 누나를 따라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에 들어가 놀기 시작했다. 둘째는 발리 도착 후 딱 3일 간만 아프다가 이후로는 쌩쌩했다. 지금까지도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 다행히 가족 모두 별 탈없이 잘 여행하였다.
시데멘이 초록초록이었다면
아메드는 파랑파랑이다.
수영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너머 아메드의 파란 바다가 보였고.
그것을 바라보는 나는 내내 이곳이 천국이구나- 하고 마음속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