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불

단편 소설

by 반향

"나는 가끔 저 빨간 불빛이 무서워."

"그래? 꽤나 의외의 말을 하고 있네."

"그런가?"

"아무래도 그렇지, 너는 저 빨간 불이 익숙할 거라고 생각했거든."

"나도 그렇게 될 줄 알았지. 근데 그렇진 않더라."



너는 잠시 말없이 비 내리는 창밖을 보고 있었다. 비 예보는 없었는데, 곤란하다.



"빨간 불이 들어오면, 모두들 내게 뭔가 요구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마땅히 할 말을 찾지 못한 내가 답이 없자, 너는 말을 이었다.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 내가 느끼기엔 그렇단 거야. 나 한번 봐달라고.. 힘드니까."



"촬영 다시 시작할게요!"

멀리서 들려오는 스태프의 목소리에 쓴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갈게."

"그래, 잘하고 와."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응원뿐이었다.




그날 밤. 네 메신저에는 빨간 불빛이 들어와 있었고 그 빛은 내 방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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