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의미

존재의 가치, 그리고 소유한다는 것

by 반향

아파트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에서 뛰고 있을 때, 창밖에서 한 노인을 보았다. 그 노인께서는 자신의 차를 애지중지 닦고 계셨으며, 내가 러닝머신을 사용하는 30여분 간 세차를 열심히 하셨다. 차는 누가 봐도 구형이었으며, 경차였다.




남들이 보기엔, 그리고 어쩌면 나조차도 '저렇게까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모를 것이다. 노인께 그 차가 어떤 의미인지, 또 어떤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었을지.



어떤 존재, 대개 사물의 경우에는 그 가치가 객관적인 기준을 따른다. 희소성, 품질, 크기 등이 가치를 결정하며 선망의 대상이 되고는 한다. 이러한 것들은 어떤 이들의 삶의 목표가 되기도 하지만 모두 소유한다고 한들, 인간의 근원적 만족을 채워주지는 못하는 듯하다. 또 막상 갖고 나면 갖고 싶던 때만큼 쓸모가 있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경우도 있다.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갑자기 떠나가 버리는 것을 보고 누군가는 복에 겨웠다고 한다. 그들이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본인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줄 안다고. 하지만 나는 그들도 나름의 고충이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 사람은 모두 다르기에.



어느 생일날, 촬영장에서 한 연예인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 학창 시절부터 활동해 온 연예인이기에, 그리고 비슷한 또래이기에 다른 연예인들의 그것들과는 다른 기분이 들었고 어딘가 먹먹해왔다.




사실 무언가를 소유하는 순간부터 그 대상은 변해간다. 사물의 경우는 낡아가며, 사람의 경우는 늙어간다. 또 사물의 경우는 고장이 나기도, 사람의 경우에는 변하기도 한다. 시간은 모든 것을 바꾼다.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영원한 것. 또 변하지 않는 것이 그것의 진짜 가치가 아닐까 싶다. 내가 좇는 가치는 어떤 것일까. 그리고 나의 가치는 어떤 것일까.



운동을 마치고 나왔을 때, 노인과 차는 사라지고 없었다. 아마 날씨도 좋은 김에 어디 드라이브라도 가셨지 않을까 하고 바란다, 그들에게 멋진 하루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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