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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도 잔인하다.

7화. 불안의 계절

by hongrang

술집 「소라」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볐다.

밤이면 예술가들과 여행자, 익명의 손님들이 모여들었다.

그곳은 점점 유명해졌고,

이름처럼 조용하지만 깊은 바다 같은 공간으로 소문이 났다.


홍랑은 여전히 그 곁에 있었다.

그러나 그의 삶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어느 날, 그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누나, 나 이번에 지방 프로젝트 맡았어요.

아마 한동안 왔다 갔다 해야 될 것 같아요.”


소라는 짧게 웃었다.

“그래, 이제 홍랑도 바빠지는구나.”


그의 눈빛에는 설렘과 걱정이 함께 섞여 있었다.

“그래도 틈틈이 볼 거예요.

갑자기 나타나서 누나 놀라게 해줄 수도 있고.”


그녀는 그 말에 웃었지만,

어딘가 마음이 시렸다.

그 말이 너무 익숙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기억 어딘가에 —

'기다려달라'던 이감독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겹쳐졌다.

홍랑이 지방으로 내려간 지 며칠이 지나고,

소라는 다시 고요한 저녁을 맞았다.

그날은 유난히 손님이 적었다.

가게 문 앞에는 봄비가 내렸고,

문 안쪽에서는 느린 재즈가 흘러나왔다.


그때 한 남자가 들어왔다.

국어교사였다.

가게 단골 중 한 명이었지만,

유독 말수가 적고 조용한 사람이었다.


그는 늘 혼자 와서 막걸리 한 병을 시켰고,

책을 꺼내 조용히 읽곤 했다.

그러다 가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사람들은 술을 마시면 솔직해지죠.”

그의 말은 어딘가 불안하면서도 따뜻했다.

그녀는 그저 웃었다.

“솔직해지기보다… 가벼워지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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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감성을 예술로 표현하고, 디자인과 콘텐츠로 확장하여 사람들과 소통하는 아티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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